오세근(24, 200cm, 안양 KGC인삼공사)과 최진수(22, 202cm, 고양 오리온스)의 신인왕 대결에 불이 붙었다.
신인왕은 생애에 있어 단 한 번 받을 수 있다. 그만큼 모든 선수들이 수상했으면 하는 상이다. 이번 시즌 남자 프로농구 신인왕은 결정된 듯 했다. 1~3라운드까지 단연코 오세근이 신인왕 레이스에서 1위를 달렸다.
평균 16.52득점(12위) 7.9리바운드(11위)는 국내 최정상급이다. 득점 순위는 외국인 선수와 귀화혼혈선수를 제외하고는 1위이고, 리바운드서도 하승진(10.1개)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활약에 '오세근은 신인왕이 아니라 MVP급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여기에 최진수가 도전장을 던졌다. 당초 오세근에 이어 김선형(23, 186cm, 서울 SK)이 높게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추세는 확실히 최진수다. 최진수는 1~2라운드에서 부진하며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진수는 3라운드부터 살아나더니 어느새 오리온스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최진수는 평균 12.68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오세근에 비해 기록적인 면에서는 부족하다. 그러나 남은 4~6라운드에서 맹활약을 하면 신인왕도 꿈은 아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아직 과정 중에 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보단 못하고 있다. 아직 완벽하지 않고 60~70% 정도에 불과하다. 여유가 생긴다면 더 잘할 거다"며 최진수가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했다.
추 감독의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듯 지난 27일 KGC전에서 최진수는 맹활약을 했다. 마치 오세근을 향해 선전포고를 날리는 듯 했다. 특히 3쿼터 종료 3분 35초를 남기고 오세근의 슛을 쳐내는 장면은 압건이었다. 오세근은 최진수에게 블록을 당한 것이 분한 듯 펄쩍 뛰었다.
결국 이날 최진수는 19득점 3리바운드 3스틸 2블록을 기록하며 소속팀의 85-76 승리를 이끌었다. 오세근이 최진수에 비해 뒤지지 않는 17득점 8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했지만 빛을 받는 것은 최진수뿐이었다.
최진수는 2라운드 오세근(당시 23득점 8리바운드)과 대결서 16득점 7리바운드에 그치며 판정패를 당했다. 3라운드에서는 오세근이 12점을 넣고 최진수가 18점을 넣었지만 팀의 패배로 무승부가 됐다. 그런 상황에서 4라운드에서 최진수가 앞서며 두 선수의 대결은 1승 1무 1패가 됐다.

게다가 자존심 대결도 볼 만하다. 3라운드에서 최진수는 2쿼터 후반 오세근의 슛을 완벽하게 쳐내버렸다. 오세근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만했다.
그래서인지 오세근은 이어진 공격에서 최진수가 뒤에서 따라 오는 것을 알면서도 덩크를 시도해 성공시켰다. 덩크에 성공한 오세근은 따라오던 최진수를 어깨로 밀쳐내고 돌아섰다. 4라운드 팽팽한 대결을 암시하는 듯했다.
이제 남은 것은 2번의 대결이다. 오세근과 최진수의 대결은 모든 이의 관심을 모을 정도로 화려하다. 불이 붙은 신인왕 대결 만큼이나 두 선수의 자존심 대결도 흥미를 끄는 것은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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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