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외국인 투수를 구하지 못한 SK 와이번스가 결국 브라이언 고든(33)과 재계약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한국야구위윈회(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 글로버는 뺐지만 고든의 이름은 써 넣었다. 2009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아 3년 연속 SK에서 뛴 글로버와는 재계약하지 않는 대신 올해 매그레인의 대체 외국인으로 들어온 고든과는 재계약 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이제 SK는 오는 31일로 돼 있는 재계약 만료에 맞춰 고든에게 오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SK가 제시한 금액을 고든이 거부할 경우 고든은 국내에서 5년 동안 뛸 수가 없다.

일단 글로버를 대신할 외국인 투수는 정해졌다. 지난 15일 계약을 발표한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우완 투수 마리오 산티아고(27)가 주인공이다.
산티아고는 185cm, 95kg로 체구가 크지 않다. 루키리그에서 차근차근 성장한 노력형 투수지만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다. 트리플A 경험도 적은 편. 후반기 들어 팔꿈치 통증 등으로 제 몫을 못했지만 전반기에만 7승2패를 올린 글로버를 대신하기에는 전체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평균 140km대 중반의 직구를 꾸준히 던질 수 있고 제구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전체적으로 변화구가 낮아 장타를 맞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선발형 투수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SK는 박철영 배터리 코치와 성준 투수 코치가 직접 보고 괜찮다고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SK는 더불어 고든을 대체할 여러 명의 1선발급 투수를 알아봤다. 메이저리그 3~4선발급이면서 경력과 기량적으로 임팩트를 지닌 투수들과 접촉에 나선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계약이 모두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내 정세에 대한 불안감이 영향을 미친 셈이다.
사실상 고든은 보험용이었다. 올해 6승4패 3.8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고든이다. 그러나 5이닝 혹은 투구수 70~80개가 되면 급격하게 구위가 떨어지는 단점을 내보였다. 그런 점에서 이닝 이터로서의 능력에 의문점이 제기됐다. 하지만 마땅한 외국인 투수를 찾지 못한 SK는 고든과 재계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신 SK는 계속해서 외국인 투수 후보를 알아본다는 방침이다. 고든이 재계약을 거부하고 다른 리그로 갈 수도 있다. 또 3~4월이면 메이저리그 초청선수들이 대거 시장에 나오는 시기. 일본인 카도쿠라 역시 그런 사례로 영입한 만큼 외국인 투수 대체에 빠르게 적응할 계획이다.
이에 이만수 감독은 "외국인 선수 영입과 관련된 사항은 모두 구단에 일임했다"면서도 "모든 것을 감독 입맛대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 만큼 있는 자원으로 최선을 다해 성적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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