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무릎 부상이요? 괜찮아요. 고의가 아니었잖아요. 원래 그 친구는 경기 집중도가 높거든요”.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올 시즌 ‘3할 유격수’로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누린 이대수(30. 한화 이글스)가 신고선수로 함께 꿈을 키웠던 조동화(30. SK 와이번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대수는 올 시즌 3할1리 8홈런 50타점 8도루 10실책(수비율 9할7푼8리)의 호성적으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영예를 안았다. 2001년 SK 신고선수로 프로 문을 두드린 지 10여 년 만에 손에 쥔 값진 성과였다.

28일 대전 시내에서 만난 이대수는 자신이 시상식에서 기쁨을 누리던 날 결혼식을 올린 조동화에게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조동화 또한 SK 신고 선수로 프로 무대를 밟았고 둘은 3년 동안 2군에서 룸메이트로 지내며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 이전 조동화는 “친구 대수가 좋은 기회를 맞은 만큼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고 그 희망은 현실이 되었다.
“너무 고마웠어요. 동화 결혼식이라 가봤어야 되는데 시상식이 있어서 못 간 게 미안했거든요. 그래서 전화로 통화를 했는데 ‘괜찮다고. 골든글러브 타길 바란다’라고 오히려 다독여줬습니다”.
이대수가 두산 시절이던 2007년 한국시리즈 2차전서 이대수는 수비 도중 조동화와 부딪히며 무릎 부상이 악화되었던 바 있다. 그 후유증은 2008시즌 전반기까지 미쳤을 정도로 가볍지 않았다. "그 때는 정말 힘들었다"라면서도 이대수는 경기에 집중하던 도중 일어난 부상일 뿐이라며 친구를 이해했다.
"동화가 고의로 제게 달려든 게 아니었으니까요. 원래 동화는 경기 집중도가 높습니다. 그게 선수로서 임무잖아요. 동화가 고의로 부딪혔다면 제가 가만있지 않았겠지요".(웃음)
SK에서 기량을 성장시키며 ‘가을 야구의 영웅’으로도 우뚝 섰던 조동화는 올 시즌 후반 당한 심한 무릎 부상으로 인해 훈련 대신 재활 및 치료에 열중하고 있다. 이대수는 자신이 어려운 와중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보여 준 조동화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하루 빨리 그라운드에 다시 서길 바랐다.
“중요한 결혼식에 못 가봤는데 이해해주고 꼭 골든글러브를 타야 한다고 이야기해 준 동화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하고도 고맙네요”. 지금은 다른 팀에 있으나 그들은 서로를 여전히 아끼며 우정을 돈독하게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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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수-조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