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결산] 정해성, 부임 첫 해 평가 "100점 만점에 70점"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2.29 09: 23

2011년은 많은 팀들에 아쉬움이 남는 한 해다. 시즌 중반 '승부조작' 사태로 주축 선수들을 잃으면서 시즌 초 구상했던 것들이 틀어졌기 때문. 전남 드래곤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전남에 승부조작은 일부분이었다. 시즌 내내 예상치 못한 일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정해성 감독은 전남을 리그 7위로 이끌었다.
리그 7위. 분명 만족스럽지 못하다. 만족할 수 없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목표로 하는 6강 플레이오프(PO)에도 나가지 못해서다. 그러나 내용은 괜찮았다. 전남은 6위 울산 현대와 승점차가 불과 3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전남은 리그 30경기서 29실점을 했다. 이는 울산과 함께 리그 최소 실점 1위로 2011년 K리그서 유이한 경기당 0점대 실점이다.
문제는 공격이었다. 30경기 33득점. 리그 11위의 공격력. 이것이 문제였다. 전남은 골 결정력의 부재에 시달리며 막판 6경기서 4무 2패로 부진, 커트라인 위에 있다 미끄러졌다. 가장 좋은 막판 대진운이라고 평가 받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특히 강원전(무승부)과 광주전(패배)이 뼈아팠다.

당초 정 감독은 지동원(선덜랜드)을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 한 시즌을 운영하려 했다. 그러나 개막 전부터 삐걱거렸다. 지동원은 개막 직전 부상으로 시즌 초반을 쉬었다. 게다가 부상에서 회복한 후에는 갑작스럽게 선덜랜드로 이적하게 됐다. 정 감독은 부랴부랴 지동원의 공백을 정윤성으로 메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윤성이 승부조작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당시를 돌이켜 본 정 감독은 "지동원과 정윤성이 이탈하면서 앞쪽이 매우 힘들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 감독은 "원래 동원이와 이번 시즌은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에 이적하는 것으로 약속했다. 동원이가 능력이 있는 만큼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치르더라도 충분히 기회가 있어 보였다. 약속을 했다. 그렇지만 이적하게 됐다"며 "만약 동원이가 있었다면 앞쪽에서 무게감은 더 있었을 거다. 가정이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공·수의 밸런스가 맞아 들어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의 연속으로 항상 위기였지만 전남은 잘 버텨냈다. 그래서 정 감독은 2011년에 대해 100점 만점에 70점을 주겠다고 평했다.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과정에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우리는 항상 4~5위권에 있었다. 하위권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런 것들로 인해 자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정 감독의 말처럼 이번 시즌 전남은 9위 밖으로 떨어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대부분 4위 혹은 5위를 유지했다. 특히 8월말부터 10월초까지 전남은 5위를 계속해 지켰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전남의 6강 PO 진출을 당연시했는지도 모른다.
정 감독은 시즌 전반적으로 만족감을 표했지만 불만도 있었다. 그는 "대부분 만족스럽다. 그렇지만 38경기 중 5경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는 한 가지였다. 전남을 응원하는 팬들이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는 것.
"최선을 다하는 깨끗한 축구를 했으면 한다. 관중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군더더기 없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패배하더라도 내용이 좋으면 관중들이 나가면서도 만족감을 표한다. 이겨도, 져도 시원한 축구, 여한없는 축구를 해야 한다".
2012년은 중요한 한 해다. 승강제 실시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팀이 강등에서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프로'의 의미는 퇴색될 것이다. 팬들이 없는 '그들만의 축구'가 아닌 팬들과 함께 하는 축구. 이것이 정 감독이 이끄는 전남이 2012년 추구할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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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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