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야구결산] 해외파 화려한 복귀와 연봉 인플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2.30 06: 55

올해 프로야구는 시즌이 끝난 뒤 더 뜨거웠다. FA 선수들의 대이동과 함께 돌아온 해외파들이 거액의 금액을 받고 화려하게 복귀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과연 해외파들의 복귀와 연봉 인플레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 해외파 복귀
'국민타자' 이승엽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2004년 일본 진출 후 8년간 활약한 이승엽은 올 시즌 종료와 함께 전격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자 그의 고향팀 삼성도 반겼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꾸준히 이승엽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결국 지난 5일 삼성과 연봉 8억원에 옵션 3억원을 더해 총액 11억원에 계약했다.

2004년 현대 정민태가 7원대 연봉에 진입한 이후 누구도 8억원대에 진입하지 못했다. 2005~2008년 삼성 심정수가 받은 7억5000만원이 최고액. 하지만 8년 만에 돌아온 이승엽이 최초로 8억원대 연봉의 벽을 깨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러나 이승엽 연봉은 일주일 만에 또 다른 이가 깼다. 김태균이었다.
2009시즌을 마치고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김태균을 올 시즌 중 지바 롯데와 퇴단에 합의하며 일찌감치 국내 복귀로 노선을 틀었다. 시즌 종료 후 고향팀 한화의 홈구장 대전구장에서 훈련하며 예비 한화맨으로 준비를 끝마친 김태균은 12일 순수 연봉 15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으며 화려하게 고향팀에 컴백했다.
한화는 이에 그치지 않고 '코리안특급' 박찬호마저 품에 앉는데 성공했다. 박찬호가 내년 시즌부터 뛸 수 있도록 이사회를 통해 특별법을 통과시킨 한화는 20일 그와 최저연봉 2400만원과 야구발전기금 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총액 6억2400만원. 옵션 2억원이 포함된 최대 6억원의 야구발전기금은 박찬호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한화의 특혜 논란을 잠재우는 최고의 묘수로 평가받고 있다.
▲ 연봉 인플레
해외파들의 복귀와 함께 연봉 인플레 현상이 일어났다. 그러나 해외파들의 몸값이 더욱 높아질 수 있었던 건 FA 시장에서 먼저 몸값 인플레 현상이 일어난 게 결정적이었다. 한화가 김태균에게 역대 최고 연봉 15억원을 안기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이승엽도 아닌 바로 FA 이택근의 넥센 이적이었다.
이택근은 넥센과 4년간 총액 50억원이라는 역대 프로야구 두 번째 FA 고액을 받으며 친정팀으로 돌아갔다. 2004년말 심정수가 삼성과 4년간 총액 60억원에 계약한 것 다음가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순수 보장된 연봉만 7억원. 게다가 일본으로 진출했지만 이대호도 롯데로부터 총액 100억원이라는 초유의 금액을 제시받았다. 한화 구단에서도 "시장 가격에 따라 김태균의 연봉을 높게 책정해야 했다"고 인정했다.
올해 FA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 중 정대현과 정재훈은 불펜 전문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4년간 총액 36억원과 4년간 총액 28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으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FA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몸값이 폭등한 결과였다. 경쟁이 치열하면 수요가 높아지고 값이 오르기 마련이다.
FA 시장과 해외파들의 복귀로 한바탕 돈 잔치가 벌어졌다. 자연스럽게 기존 선수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윤석민·오승환·최형우 등의 연봉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프로 선수의 가치는 돈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당연한 일이다. 연봉 인플레는 장기적으로 보면 프로야구 시장이 커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하지만 과연 그에 맞는 몸값을 해낼 수 있을지 여부는 오로지 선수 본인들에게 달려있다. 그렇지 않으면 '거품' 논란에 시달릴 수밖에 없으며 피해는 고스란히 그들에게 투자한 구단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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