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한류의 바람이 부는 것처럼 올 한해 유난히 드라마에 아이돌이 풍년을 이뤘다. 아이돌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일부 시청자 층은 극에 진정성을 부여할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오히려 극의 감초로 활약해 눈에 띄는 아이돌도 적지 않았다.
최근 빅뱅의 승리가 연기 카메오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달 28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MBC '빛과 그림자'에 카메오로 등장, 자신의 고향인 전라도 사투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자칭 ‘여수의 남진’이라 일컬을 정도로 능청스런 연기를 펼쳤다. 방송 이후 ‘'리틀 강기태' '능청 승리 복고 패션도 완벽 소화' '승리 오디션 탈락 굴욕' '승리 따귀 굴욕'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쏟아냈다. 연기 신고식을 치른 승리는 여세를 몰아 지난 27일 방송된 10회분에 안재욱을 돕는 역할로 추가 출연, 팬들의 환호를 샀다.
올 해 아이돌이 대거 등장한 드라마가 있다. 바로 KBS 2TV '드림하이'다. 올 1월 방영한 '드림하이'는 국민 대세 아이유를 비롯해 수지, 옥택연, 은정, 우영 등 아이돌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아이돌을 필두로 내세운 첫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포맷이 공개될 당시에는 일부 대중들에게서 "아이돌이 진짜 연기를 할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극 내에서 의외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인물도 있었다.

아이유는 '드림하이'에서 특수 분장으로 뚱뚱한 학생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아이유는 당시 뚱뚱한 역할을 위해 5시간이 넘는 특수분장을 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아이유는 탁월한 가창력으로 실력은 뛰어나지만 외모때문에 꿈에 도전하지 못하는 필숙 역을 잘 소화하며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드림하이'에 함께 출연한 택연은 올 3월 방영된 KBS 2TV '신데렐라언니'에서 어렵다는 사투리 연기를 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미국에서 살다 온 옥택연은 사투리 연기를 위해 같은 그룹 멤버 우영과 준수에게 사투리 교습을 받으며 '녹아드는 연기'를 하기 위해 애썼다고 잔해졌다. 그 결과 옥택연은 문근영에게 보내는 사랑을 묵묵히 전하는 남성의 연기를 선보여 합격점을 받았다.
JYJ의 박유천은 베테랑 연기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연을 꿰차기도 했다. 지난 해 방송된 KBS 2TV '성균관 스캔들'에 출연해 합격점을 받은 박유천은 올 5월 방송된 MBC '미스리플리'에 출연해 김승우, 이다해와 주연 배우로 활약했다. 박유천은 극 중 몬도그룹 재벌2세로 등장, 위엄 있는 본부장 포스부터 사랑하는 한 여인을 향한 가슴 절절한 멜로까지 다양하게 소화하며 팔색조 매력을 펼쳤다.
티아라의 효민은 사극에 도전해 가요 무대와는 180도 다른 씩씩한 연기를 소화했다. 효민은 올 7월 방영된 MBC '계백'에 출연해 계백의 아내인 초영 역을 맡아 남성스런 검객과 완벽한 내조로 여성스러운 매력을 동시에 선보였다. 당시 효민은 '계백'에서 선배 연기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촬영장 내 귀여운 막내로도 활약을 톡톡히 했다고 전해졌다.
비스트 이기광은 올 해만 벌써 두 번째 드라마 출연을 했다. 올 1월 김태희와 송승헌이 주연으로 참여한 MBC '마이프린세스'에서 요리사로 등장한 이기광은 김태희가 지치고 슬플 때마다 그의 기분을 복돋워주는 역할을 했다. 이기광이 출연할 때마다 김태희와 귀여운 찰떡궁합을 선보인 이기광은 11월 방영한 MBC '나도,꽃'에서 그 명성을 이어갔다. 차봉선(이지아 분)을 좋아하는 신입순경 조마루 역으로 출연한 이기광은 이지아에게 매력을 느끼고 시시때대로 이지아에게 마음을 전하며 '마이프린세스' 때와 비슷한 활력소 연기를 선보였다. 이기광은 "언젠가 주연에 나서보고 싶다"는 포부로 착실히 연기를 배워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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