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옵션' 자리 둔 롯데 백업 외야수 '용쟁호투'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2.30 07: 23

단단해 보이는 외야에도 틈새는 있다. 올 시즌 강력한 공격력과 진일보한 수비력을 뽐낸 롯데 자이언츠 주전 외야진을 보조할 팀의 네 번째 외야수를 놓고 경쟁이 시작된다.
올해 롯데는 좌익수 김주찬-중견수 전준우-우익수 손아섭으로 이어지는 외야진으로 한 시즌을 소화했다. 이 가운데 손아섭은 생애 첫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전준우 역시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 많은 표를 얻었다. 김주찬은 부상으로 인해 결장한 경기가 많았지만 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와 동시에 타율 3할을 넘겼다. 공격력은 8개구단 외야진 가운데 최고였고 다소 불안했던 수비 역시 외야 전문 조원우 코치를 영입하며 일취월장했다.
주전 외야수 세 명으로만 한 시즌을 보낼 수는 없다. 부상 선수가 나오거나 후반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한 백업 외야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른바 '외야 4옵션'이 있어야 한다. 롯데는 백업 외야진도 풍부하다. 일단 이승화는 시즌 초 양승호 감독으로부터 주전 외야수를 낙점받을 만큼 뛰어난 수비 실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외야진이 약한 팀이면 언제든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이인구와 황성용, 김문호 등이 포진하고 있다.

사실 롯데는 풍족한 외야 사정에도 불구하고 FA 임경완의 보상선수로 외야수 임훈을 지목했었다. 당시 양 감독은 "외야 백업이 필요하고 내년 시즌 종료 후 김주찬이 FA 자격을 얻어서 만약을 대비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었다. 롯데는 임훈의 연봉을 50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올려주는 등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로 영입한 데다가 적지 않은 연봉 등으로 인해 임훈은 사실상 '외야 4옵션' 자리를 맡아놓은 것과 다름 없었다.
그렇지만 임훈은 롯데의 정대현 영입에 대한 보상선수로 SK에 다시 돌아가고 말았다. 자연스럽게 롯데의 '네 번째 외야수' 자리를 놓고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가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양 감독은 내년 시즌 포지션 경쟁에 대해 "전지훈련 지나봐야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는가"라며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 백업 외야수들은 각각 내세울 장점이 다르다. 일단 이승화는 올 시즌 양 감독이 시즌 초 주전 외야수로 생각할 만큼 롯데 외야수들 가운데서는 가장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한다. 타구 판단, 수비 범위, 어깨 등 외야수가 갖춰야 할 덕목은 모두 갖췄다. 그렇지만 타격이 약점이다. 이승화는 올 시즌 70경기에서 75타수 9안타 타율 1할2푼 3타점에 그쳤다. 주전으로 도약 할 기회에서 타격에 발목이 잡혀 다시 백업 외야수로 보직을 옮겨야 했다.
이인구는 타격과 수비 모두 평균 이상의 기량을 갖고 있다. 올해도 81경기에 나서 161타수 43안타 타율 2할6푼7리 2홈런 14타점으로 만만치 않은 방망이를 뽐냈다. 배트 컨트롤이 좋고 손목 힘이 뛰어나 타격에는 경쟁력이 있다. 수비 역시 넓은 범위를 자랑한다. 공수 모두 평균 이상의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황성용도 시즌 후반 백업 외야수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 9월 22일 사직 SK와의 3연전에서 주전 우익수 손아섭이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 선발 출전해 수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한 점 승부에서 센스있는 동작으로 주자를 묶었고 머리 위로 넘어가는 공을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치기도 했다. 2위 싸움을 이어가던 롯데는 황성용의 호수비에 힘입어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 올 시즌 성적은 57경기 출장 62타수 14안타 타율 2할2푼5리 5타점이다.
이밖에도 정보명, 김문호 등 외야 경쟁자들은 또 있다. 원래 내야수였다가 외야로 자리를 옮긴 정보명은 올해 10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또한 올해 상무에서 전역해 복귀한 김문호는 지난해 2군 리그에서 3할3푼5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롯데 외야의 또 다른 옵션으로 손꼽히고 있다.
롯데 외야진은 8개 구단 최강으로 꼽힌다. 최강의 공격력을 뽐내는 주전 외야진에 백업까지 풍부하다. 그리고 이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어 더욱 강화될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내년 시즌 롯데 외야의 '4옵션' 경쟁을 앞둔 총성없는 전쟁이 곧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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