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주(28)의 투입은 신한은행의 승리 공식이다.
신한은행을 상대하는 팀은 전반전까지 크게 앞서지 못한다면 승리를 노리기는 힘들다. 3쿼터부터는 하은주가 투입되기 때문이다. 그녀가 가세된 신한은행의 골밑은 높은 벽과 같다. 골밑을 뺏긴 상황에서 신한은행을 물리친다는 것은 무리다.
지난 29일도 그랬다. KDB생명은 신한은행과 접전을 펼치며 30-30으로 2쿼터를 마쳤다. 문제는 3쿼터부터였다. 하은주가 들어오니 신한은행 선수들은 마음 놓고 슛을 던졌다. 게다가 하은주에게 수비가 몰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외곽포를 터트리기도 했다. 결국 KDB생명은 하은주에게 후반전에만 18점을 내주고 70-75로 패배했다.

이에 대해 김영주 KDB생명 감독은 "하은주에게 그 정도 점수를 내주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하은주를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 하은주는 이날 16분 56초만을 뛰었음에도 18득점 7리바운드(5 공격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은주를 상대하는 팀으로서는 골머리가 아프다. 하은주를 막기 위해 수비를 두 명을 붙이는 순간 자연스럽게 외곽이 열린다. 신한은행은 절대 이를 놓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 명의 선수로 하은주를 막으면 골밑이 열린다. 게다가 하은주는 "내가 넣든 외곽에서 넣든 상관없다. 승리만 하면 된다"고 한다. 자신의 득점을 고집하지 않는 것. 선수가 팀 플레이에 전념하는 만큼 상대 팀은 더욱 힘들다.
승리 공식이지만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하은주를 1쿼터부터 투입하지 않는다. 그녀의 출전 시간을 철저하게 안배하겠다는 뜻으로, 한 경기의 승리에 연연하지 않고 시즌이라는 장기 레이스를 노리겠다는 임 감독의 포석이다. 그로 인해 그녀는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완벽하게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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