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 “냈다하면 1위? 음악과 타이밍 좋았다” [2011 핫피플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12.30 15: 36

올 한해 무수한 걸그룹이 쏟아져나왔다. 최근 가요계를 강타한 걸그룹 광풍으로, 수많은 경쟁자를 맞닥뜨려야 했던 신예 걸그룹들은 모두 실력과 개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우리는 달라’라고 크게 외쳤다. 그때마다 롤모델로 지목되는 건 2NE1이었다. 일반 대중 뿐만 아니라, 후배 걸그룹들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지난 26일부터 슈퍼주니어, 김범수, 비스트, 리쌍을 만나 ‘2011 핫피플’ 인터뷰를 진행해온 OSEN은 신곡만 냈다하면 음원차트를 휘몰아친 ‘멋진 언니들’ 2NE1을 마지막 주자로 선정했다. 
2011년 가요계를 정리하면서 2NE1의 활약을 빼놓기는 어렵다. 보컬만 강조한 곡에서부터 다소 무섭기까지 한 파격적인 곡까지 매우 넓은 스펙트럼을 소화했는데, 또 내는 곡마다 음원차트를 ‘올킬’하며 ‘신용등급’ 1등급을 차지했다. 리더 CL은 음악과 타이밍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신용등급 1등급이요? 하하. 아직 100퍼센트 신뢰해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음악의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프로듀서 테디 오빠가 곡을 정말 잘 써주셔서. 특히 타이밍에 맞게 잘 나왔던 것 같아요. 조용한 곡이 별로 없었는데 ‘론리’라는 곡이 나왔고, 또 뒤이어 바로 가장 2NE1 다운 ‘내가 제일 잘 나가’가 나오고.”
음악의 힘이 세긴 셌다. 2NE1은 유독 음원차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는데, 지난 상반기 한달 간격으로 발표한 신곡은  ‘돈크라이(박봄 솔로)’, ‘론리’, ‘내가 제일 잘 나가’에 이어 ‘헤이트 유’, ‘어글리’까지 모두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이 정도면 흥행보증수표지만, CL은 아직 모자라다고 했다.
“우리가 색깔이 좀 다른 그룹이긴 한데요. 아직 멀었죠. 좀 더 친숙하게, 2NE1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를 잡아갔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국내 대중에게 각인된 2NE1의 색깔은 남성팬의 취향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분방하고 당당한 이미지다. 한마디로 세다. 당연히 여성팬들의 지지가 더 높다. 2NE1도 여성들을 대변하겠다는 각오를 비쳐왔다.
“여성만 대표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저희가 여자다보니까 아무래도 여성분들에게 힘을 실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아이 돈 케어’때부터 그랬던 것 같은데, 여성분들이 좀 더 자신감있게 살아갔으면 좋겠거든요. 가사 뿐만 아니라 퍼포먼스, 의상 모두 당당한 여성을 그리고 싶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그런 걸 굉장히 좋아해요. 아, 그래서 무대 위 모습이 무섭다고 하는 분들도 계신데, 실제론 무섭진 않아요.(웃음)”
그러고보니 CL의 실제 말투나 모습은 전혀 ‘호전적’이지 않다. 오히려 다른 걸그룹 멤버들보다 수줍음이 더 많다.
“그렇죠? 그런데 그런 무서운 면도 제 안에 있나봐요. 무대에서 나오는 것도 저의 한 모습이니까요.”
워낙 바빴던 한 해인만큼 올해 가장 기뻤던 순간을 꼽는 게 쉽지 않다. 지난 5월부터 매월 신곡을 하나씩 냈으니 그럴만도 하다.
“사실 올해 초에는 좀 많이 답답했었어요. 봄에 예정됐던 일본 활동이 연기되면서, 5월까지 아무 활동이 없었거든요. 앞으로 우리 활동은 어떻게 되는건지 걱정도 많이 했죠. 그러던 중 미니앨범을 내서 정말 재미있게 활동했어요. 사실 ‘론리’ 뮤직비디오를 찍던 순간 이후로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그래도 올해 가장 큰 성과를 굳이 꼽자면,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해낸 것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그야말로 제대로 ‘놀았다’.
“우리가 처음으로 콘서트 투어를 했어요.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얼마 전에 뉴욕 공연을 한 것도 못잊죠. 우리 예상보다 훨씬 더 분위기가 좋았거든요. 사실 그동안 잘 몰랐어요. 2년 활동했지만, 팬분들을 직접 만나뵐 일이 많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런데 이번에 여러 나라를 다니고, 많은 팬분들을 만나면서 정말, 고마움을 많이 느꼈어요.”
2NE1은 최근 뉴욕 타임스퀘어 베스트 바이 시어터에서 열린 미국 MTV IGGY '2011년 세계 최고의 밴드 콘서트(Best New Band In The World Concert)'를 통해 미국에서의 첫 공연을 치렀다. 차세대 신예 밴드로 뽑힌 것이다. 해외에서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얼마 전엔 미국 유명 매거진 SPIN이 선정한 2011 올 해의 앨범 톱 20에서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 한해 가장 많이 본 K-POP 뮤비 10위권에는 ‘론리’, ‘내가 제일 잘 나가’, ‘헤이트 유’ 등 세곡이나 올려놨다.
“노래에 있어서 나라의 경계는 무너진 것 같아요. 한 나라를 타깃으로 하기보다는, 그냥 음악을 열심히 하면 어디서나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기대돼요. 우린 이제 시작이죠. 가끔 우리가 뭔가 이뤄놓은 것에 대해 질문을 받는데요. 사실 우리 데뷔한지 2년 밖에 안됐거든요. 되게 오래된 그룹 같은 가봐요.(웃음) 아직 갈 길이 멀답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서는 내년 초 새로운 걸그룹을 론칭시킬 계획이다. 벌써부터 ‘기존 그룹과 달리 예쁜 그룹’이라는 설명이 자주 등장한다.
“안섭섭해요. 우리가 좀, 좋게 말하면 다른 걸그룹과 다르잖아요.(웃음) YG의 다음 그룹은 또 우리와 다른 게 맞는 것 같아요. 우리는 우리의 개성을 지켜나가겠습니다! 하하!”
rinny@osen.co.kr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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