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너무 중요한 때라서 그런가. 나도 그렇고 마음이 너무 조급해지면 안되는데".
성적에 대한 조급함 때문이었을까. 잇단 연패에 주훈 제8게임단 감독은 허탈함과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동-전태양을 제외한 주전들의 부진이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면서 창단 당시 e스포츠 드림팀으로 주목받았던 제8게임단이 험로에 빠졌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서 성적을 내는 키포인트 중 하나는 극강 에이스의 존재나 한 종족의 극강함이다. 다른 한 가지는 세 종족의 고른 분포로 인한 트라이앵글의 완벽함이다.

그러나 개막 직후 제8게임단의 행보를 살펴보면 김재훈-박수범이 버티고 있는 프로토스 라인이 몰락하고 믿었던 테란 에이스 염보성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장기로 따지면 차포가 모두 사라진 형국이라 주 감독의 아쉬움은 극에 달한 상황.
"연패에 빠지는 것은 정말 한 순간이다.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던 팀도 한 순간에 연승을 달리며 선두 싸움에 뛰어들고 있고, 우리 같은 경우도 연패에 빠지면서 하위권으로 처져있다. 그래도 앞에서 뛰는 사람이 흔들리면 안된다. 앞이 흔들리면 뒤에서 쫓아오는 선수들은 허겁지겁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진다"며 평정심을 강조했다.

제8게임단은 이제동 염보성 전태양 박준오 김재훈 박수범 등 2010-2011시즌 이후 해체된 화승 위메이드 MBC게임 3개 팀 주축선수들이 모인 게임단. 이제동 염보성 전태양 기량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는 선수들로 구성됐지만 2011-2012시즌 시즌1 개막 2주전 부터 손발을 맞춰 팀 케미스트리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 감독도 이 점을 아쉬워 하면서도 "팀 케미스트리는 걱정할 바 없다. 경기력 역시 이제는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이제 중요한 것은 평정심과 자신감 회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프로리그를 살펴보면 프로토스 종족의 출전 비율이 높은 데 비해, 제8게임단에는 강력한 프로토스 카드가 없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됐다. 필승카드라고 할 수 있는 염보성이 테란 약세와 함께 올 시즌 1승 3패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3연패의 늪에 빠져버렸다.
내실을 살펴보면 제8게임단의 부진에는 빈약한 선수층도 한 몫하고 있다. 이번 시즌 5전 3선승제로 바뀌었지만 주전 9명이 뛰고 있어 연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측면과 주전과 비주전 사이의 실력 격차가 큰 점도 고민거리 중 하나다.
주훈 감독은 e스포츠서 첫 4연속 우승을 일궈냈던 명조련사지만 이런 총제적 난국에서는 '백약이 무효'인 셈이다. 만만치 않은 험로에 빠진 제8게임단이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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