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개국 한 달 ‘어떤 난관에 부딪혔나?’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1.12.30 14: 59

종합편성채널(종편) 4사가 개국한지 한 달이 지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종편, 이들이 현재 부딪힌 문제는 뭘까?
지상파 3사와의 경쟁을 선언하며 지난 1일 출범한 종편 JTBC, 채널A, TV조선, MBN의 등장은 미디어 업계의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하지만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난 후 이들이 내놓은 성적표는 초라하다.
전국기준 시청률 2% 이상을 기록하는 종편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0% 초반대의 수치를 보이는 종편이 있다. 종편이 라이벌로 간주하고 있는 지상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일각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한 종편 관계자는 “목표 시청률을 5% 이상으로 잡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0%대라 고민이 많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종편의 시청률은 곧 광고수익이고 이는 프로그램 제작비로 이어진다. 종편은 개국 초기 대기업에 지상파 광고액의 70% 수준을 요구했다. 종편을 지상파 수준으로 만들어 놓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받아놓은 광고료다.
그러나 종편은 평균 0.3%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앞으로 기업들에게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책정된 광고비를 받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종편에 지상파 70% 수준의 광고액을 지불하고 있는 기업은 곤란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SBS는 드라마 ‘모래시계’가 시청률 50% 이상을 기록하며 지상파 방송사로 자리 잡았다. 종편이 드라마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종편은 기업들로 받은 광고비 대부분을 드라마 제작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홍보비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는 종편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종편 관계자는 “드라마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사람들이 종편이 생긴 것은 알지만 어떤 종편이 있는지는 모른다. 다양한 방식으로 노출을 해야 하지만 예산문제가 있어 마음껏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중이 어떤 종편이 있고 어느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건 종편 개국 전 채널선정 과정에서 종편과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사이에 오랜 마찰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종편들이 황금채널(지상파와 가까운 채널번호)을 얻기 위해 몇 달 간의 줄다리기를 벌이다 개국 이틀 전에야 채널을 배정받았다.
JTBC 15번, 채널A 17번, TV조선 19번, MBN 20번으로 배정받았지만 TV조선만을 제외하고 수도권에만 적용되는 채널번호다. 나머지 종편3사는 MSO와 지역에 따라 채널번호가 다르다.
특히 MBN은 보도전문채널이었을 당시 전국 대부분이 23번이었지만 종편으로 출범해 채널 번호가 변경되면서 기존의 고정 시청자들을 놓치게 됐다.
TV조선은 로고와 함께 채널번호를 홍보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이들도 시청률 문제를 안고 있다.
종편은 온라인과 지하철 광고 등 여러 방식으로 최대한 대중에게 노출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통해 시청률 상승을 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angs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