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가 드라마 신인상? 이건 아니잖아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12.31 09: 35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연말이다. 지상파 3사 TV는 매년 그랬듯이 시청자들에게는 'OO대상'이란 떡밥을 내걸고 뒤로는 연일 자기네 식구(?) 챙기기에 한창이다.
올해는 각종 시상에서 예년보다 더 잔칫집 떡 인심이 후하다. 자칫 시비에 휘말리기 쉬운 대상은 '단체'에 줘버리지 않나, 웬만한 부문에서는 후보 4~5명 가운데 최소한 2명 이상 공동수상이다. 이래서야 상이 상이겠는가. 누구 말대로 못먹으면 바보인 잔칫집 떡인게지.
인심 후하다고 굳이 탓할 일은 아니다.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올해는 누가 누가 제일 잘했을까' 궁금증으로 한밤중에 졸린 눈 부릅뜨고 시상식 본방을 사수하는 시청자들만 늘 허탈감에 땅을 치고는 내년을 기약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떡 인심이 후하다 못해 아예 억지로 입에 넣어주는 상까지 생기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생기는 건 문제가 있다. 지난 30일 경기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드라마대상에서 이하늬가 연속극 부문 남녀 신인상 트로피를 거머쥐는 장면을 보면서다.
 명색이 신인상이다. 물론 단서는 달렸다. 미니시리즈 부문에서 남 녀 각 신인상이 있고 연속극 부문에서 또 신인상이 있다. 이하늬는 연속극 '불굴의 며느리' 김연정 역으로 이번에 상을 받았다.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다.
도대체 이하늬를 신인 탤런트로 생각할 시청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미스코리아를 넘어 미스 유니버스 출신의 미녀 톱스타인 그는 2009년 KBS 드라마 '파트너'를 찍었고 2010년 MBC 미니시리즈 '파스트'에서 공효진과 맞서는 이선균의 파트너 역으로 인상깊은 조연 역할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래도 연속극은 처음이니까 신인상이라고? 그래서야 일생에 단 한 번밖에 못받아서 귀하고 귀하다는 신인상의 의미가 너무 퇴색한다. 프로야구 선수가 유격수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가 내년에 2루수로 보직을 바꾸면 그 부문 상을 또 받겠다고 억지를 쓰는거나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이래서는 이하늬와 함께 '불굴의 며느리'에 출연했던 강부자 선생님이 만약 이번에 일일극이 처음이었다면 연속극 부문 신인상을, '전원일기' 최불암 김혜자 선생님이 생애 처음으로 아침드라마 주연을 맡으면 아침드라마 부문 신인상을 드려야되는 촌극이 생기지 말란 법도 없다.
이하늬는 이날 정준호와 함께 '연기대상 MC까지 맡아 차분하고 세련된 진행 솜씨를 뽐냈다. 그뿐인가. 식전 공연으로 세계적인 팝가수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 무대를 선보이면서 몸에 딱 달라붙는 블랙 미니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이하늬는 화려한 춤 솜씨와 섹시한 분위기로 좌중을 압도했다. 탄탄하고 볼륨감 넘치는 몸매는 단박에 눈길을 앗아갔다.
수상소감도 멋졌다. "배우라는 새로운 길을 갈 수 있게 해주신 감독님에게 감사하다. 같이 한 선배들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배우라는 직업은 사랑을 많이 받는데 그것을 보답하는 길을 생각해 보니 열심히 하는 것인 것 같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울먹거렸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이하늬가 신인상이라니. 신인상을 다시 받기에 이하늬는 이미 너무 잘 알려진 배우고 연기자며 스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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