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용처럼 승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2012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 야구계의 대표적인 용띠 스타인 '국민타자' 이승엽(35, 삼성)은 복귀 첫 해 용의 기운을 받아 국내 무대를 호령할 각오다. 지난 13일부터 경산 볼파크에서 개인 훈련 중인 이승엽은 30일 "마음이 편하고 빨리 시즌이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설렘을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다"며 "고향팀에서 마음 편히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2004년 일본 무대에 진출한 뒤 지바 롯데 마린스(2004~2005년), 요미우리 자이언츠(2006~2010년), 오릭스 버팔로스(2011년)를 거쳐 8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그는 "원래 뛰었던 팀에서 뛰게 된다는 자체가 긍정적인 요소"라면서도 "선수들과 워낙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기에 융화가 잘 돼야 하는데 하는 걱정도 없지 않다"고 했다.

이승엽은 '홈런 타자의 대명사' 답게 타격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투수들의 수준도 8년 전보다 향상된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다. 그는 "어떻게 하면 상대 투수들에 대해 적응할 수 있을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좋지 않은 부분은 훈련을 통해 개선 중"이라며 "타이밍을 잡는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타이밍을 잘 잡아야 공을 배트 중심에 맞출 수 있다. 하루 빨리 몸으로 습득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했다.

8년 만에 사자 군단에 복귀한 그는 대구팬들로부터 "꼭 우승하길 바란다", "예전처럼 50홈런을 쳤으면 좋겠다" 등 덕담을 건네 받았다. 이에 대해 "8년 만에 복귀해 주변에서 기대가 크다"는 그는 "나 역시 설레지만 그 분들께 기쁨을 드려야 하는 만큼 부담도 적지 않다. 지금으로선 예상 성적은 의미가 없다. 기대하는 분들께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8, 한화 투수)와의 투타 대결도 빼놓을 수 없다. 이승엽은 "많은 분들께서 (박)찬호형이 몇 승 할 것 같냐고 물어보신다. 내가 말씀드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후배로서 잘 하기를 응원하는 수 밖에 없다. 잘 해내실 것이라고 본다. 이제는 동지에서 적이 돼 만나게 된다. 내게 좋은 공을 주지 않을 것이다. 실수로 좋은 공이 들어 오면 실투를 쳐서 안타, 홈런, 득점타를 많이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승부 근성을 발휘할 태세.
이승엽은 내년 시즌 목표를 묻자 "8년 만에 복귀하게 된 것 만으로도 기쁘다. 2012년에는 용처럼 승천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 팀이 올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우승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수치상 큰 목표는 없다. 팬들이 납득할 수 있고 돌아오길 잘 했다는 말을 듣는게 목표"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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