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둥글었다.
5연승의 파죽지세를 이어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홈에서 프리미어리그 최하위 블랙번에 일격을 당하며 2011년의 마지막 경기에서 대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박지성은 2경기 연속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90분을 소화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이날 패배로 맨유는 지난 10월 30일(이하 한국시간) 에버튼전부터 계속되어 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9경기(8승1무) 무패행진에도 종지부가 찍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31일 올드 트래퍼드에서 벌어진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블랙번과 경기에서 5골을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2-3으로 석패했다. 야쿠부에게 전후반 1골씩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36분 그랜트 한리에게 3번째 헤딩 결승골을 허용하는 등 수비 불안이 패배의 불씨가 됐다. 맨유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후반 2골을 만회하며 동점까지는 갔지만 더 이상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고 마이클 캐릭을 필 존스의 짝으로 센터백에 기용하는 등 지난 위건전과는 또 다른 전술을 갖고 블랙번을 맞았다. 하지만 전반 경기 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의 주도권을 쥔 채 블랙번 골문을 끊임없이 공략했지만 실효성이 없었고, 오히려 전반 15분 베르바토프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블랙번 크리스토퍼 삼바에게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허용, 이를 야쿠부가 골로 연결하며 0-1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은 난타전으로 전개됐다. 전반을 0-1로 뒤진 채 반격에 나선 맨유는 후반 6분 야쿠부에게 기습적인 중앙 돌파를 허용하며 2번째 골을 헌납, 0-2로 뒤졌다.
하지만 맨유에는 최근 절정의 골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베르바토프가 있었다. 추가골을 허용한 뒤 곧바로 이어진 반격 찬스에서 하파엘의 빗맞은 슈팅을 그대로 헤딩골로 연결하며 한 골을 만회하더니 10분 후 다시 동점골까지 뽑아내며 순식간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이때까지만 해도 맨유의 역전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하지만 맨유는 나니와 베르바토프의 연이은 슈팅이 골로 연결되지 못한 반면 블랙번은 후반 35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데 헤아 골키퍼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한리가 헤딩 결승골로 연결시키며 3-2로 이날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블랙번으로서는 강등권 탈출의 신호탄을 쏘올리는 감격스런 승리였고, 맨유로는 최근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프리미어리그 최하위에게 일격을 당한 아쉬운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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