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대상, 또 무더기로 날린 트로피..대체 왜?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1.01 08: 07

방송 3사의 연기 시상식이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 31일 밤 KBS와 SBS의 연기대상을 끝으로 2011년 한해 드라마 농사를 돌아보고 배우들의 공로를 인정하는 잔치가 끝났다. 하루 먼저 열린 MBC '드라마 대상'은 올해부터 개인 대상을 폐지하고 최고의 작품만을 선정했고 KBS와 SBS는 전통 그대로 대상 수상자를 결정해 영광을 안겼다.
물론 시상 결과에 대한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은 피해갈 수 없는 통과의례다. 대상이든 최우수상이든 신인상이나 인기상까지도 후보자나 수상자에 대한 대중의 의견차는 존재할 수 밖에 없다. 한석규가 SBS 대상을 받고 신하균이 KBS 대상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받을 만 했다'는 반응들이 지배적이지만 이 또한 완벽은 아니다. 따라서 당연히 다른 부문 후보자나 수상자에 대한 네티즌의 왈가왈부 역시 완벽히 차단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미션이다.
아무리 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해마다 터져나오는 무더기 수상에 대한 지적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방송사 입장에서는 이를 피할 생각보다는 배우 대접을 하는 데 더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3사가 일제히 일일극 부문, 미니시리즈 부문, 중편 드라마 부문, 장편 부문 등 수상 부문을 세분화하면서 너무나 많은 후보들을 띄워놓는 것부터가 문제. 각사마다 부문별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한해 동안 방영된 자사 드라마의 대부분을 후보에 올려놓고 주요 출연진 전체를 리스트에 끼워 넣는 민망한(?) 작업을 몇 년째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후보자가 이렇게 많다보니 수상자까지 덩달아 늘어난다. 신인상이 11명이라거나(SBS), 네티즌이 꼽은 베스트커플상이 무려 5쌍(KBS) 같은 식이다. 이 밖에도 대부분의 부문에서 툭하면 공동 수상이나 무더기 수상 케이스가 속출하면서 긴장감없고 권위 떨어지는 시상식을 자초하고 있는 것.
한해 동안 드라마를 사랑한 안방 팬들이 아무리 무더기 수상을 지적하고 공동 수상을 비난해도 방송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모습. 자사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의 공로를 최대한 인정하고 응원해주고픈 마음은 있어도 시청자들을 배려하거나 시상식의 권위를 올려놓을 생각은 없는 듯 보인다. 배우를 축하하고 토닥여줘야만 내년에도, 후년에도 영향력있는 이들을 끌어다 캐스팅 할 수 있다는 데서 기인한 노림수도 짙다.
무리하게 부문을 늘리고 후보자를 줄지어 놓은 상황에서 마치 참가상처럼 트로피를 건네는 빛바랜 시상식은 언제쯤 그만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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