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승 투수 4인방, 2012시즌에는 약진할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1.01 09: 25

2012시즌 임진년에는 100승 투수들의 활약상을 볼 수 있을까.
'어린왕자' 김원형(SK)이 2011시즌 도중 은퇴했다. 김원형은 통산 134승을 거둬 현역 통산 최다승이자 이 부문 역대 5위에 올라 있었다. 지난 1991년 약체 쌍방울 입단 후 21시즌 동안 거둬들인 성적이다.
이제 남은 현역 중 100승 투수는 4명 뿐이다. 김수경(33, 넥센)을 비롯해 박명환(35), 이대진(38, 이상 LG), 손민한(37)이 그들이다. 김수경은 112승을 거뒀고 손민한이 103승, 뒤를 이어 박명환이 102승, 이대진이 100승을 기록했다. 이들은 최근 몇년 동안 명성에 걸맞지 않은 미미한 활약에 아쉬움으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옛날 야구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 많은 야구팬들로부터 여전히 박수를 받고 있기도 하다.

김수경은 14시즌을 뛰었지만 아직 30대 초반이다. 지난 1998년 인천고 졸업 후 현대에 입단한 첫 해 12승 2.7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7시즌을 두자리 승수로 장식했고 2000년에는 18승으로 다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퇴화됐다. 넥센으로 바뀐 2008년 3승, 2009년 6승을 거뒀지만 2010년 1경기 출장에 그쳐 처음으로 무승에 그쳤다. 큰 부상도 없었다. 그러다 작년 9월 28일 문학 SK전에서 745일만에 승리를 거두며 부활 가능성을 내비쳤다. 1승 뿐이었으나 그 전부터 내용면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베테랑의 면모가 다시 풍기기 시작했다. 2012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103승 손민한은 롯데 에이스였다. 지난 1997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손민한은 2000년 12승으로 첫 두자리 승수를 올렸다. 2001년 15승으로 다승 선두에 올랐고 2005년에는 18승 평균자책점 2.46으로 2관왕, 시즌 MVP까지 차지했다. 이후 2008년까지 4년 연속 10승 이상을 찍었다. 롯데와 FA 재계약한 손민한은 2009년 6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 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어깨 통증을 호소했던 손민한은 미국서 관절경 수술 후 재활에 매달렸다. 그러다 올 시즌 후 롯데에서 방출된 손민한은 9구단인 NC 다이노스에 입단 테스트를 받아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태세다.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모습. 단, 회장으로 있던 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전 사무총장의 초상권 비리에 얽힌 점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NC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손민한의 영입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박명환은 2010년 4월 24일 잠실 한화전에서 100승을 돌파했다. 1996년 OB(두산 전신)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박명환은 15시즌 동안 102승을 거뒀다. 2004년 탈삼진(162개)과 평균자책점에서 1위(2.50) 한 것을 포함 5차례 10승을 올렸다. 두산 에이스였던 박명환은 2007년 FA를 선언, LG로 이적하며 10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어깨 통증 후 수술에 나선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며 내리막을 걸었다. 2010년 4승을 올렸으나 다시 어깨 부상이 재발한 상태다. 작년에는 연봉이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명예 회복이 절실한 상태다.
1993년 진흥고 졸업 후 해태에 입단한 이대진은 지난 2009년 100승을 채웠다. 첫 해 10승을 올리며 7번째 우승에 힘을 보탠 이대진은 1995년부터 1998년까지 두자리 승수로 해태의 9번째 우승까지 함께 했다. 그러나 1999년 어깨 수술을 받은 후 재활에 나섰다. 2000년 8승으로 거두며 부활하는 듯 했다. 그러나 다시 재활로 돌아선 이대진은 2007년 4월 LG전에서 4년만의 선발승 후 2008년 5승, 2009년 3승을 올려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 주전경쟁에서 계속 밀린 이대진은 2011년 현역 생활 연장을 위해 KIA 구단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 LG로 이적했다.
박명환과 이대진은 2012시즌 배수의진을 친 모습이다. 김기태 신임 감독이 이끄는 LG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과연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에서 벗어나는데 힘을 보탤지 궁금하다. 쟁쟁한 100승 투수들의 벼랑 끝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까 기대를 모으는 2012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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