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2012년이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5)에게는 사활을 걸어야 할 시즌이다.
지난 2006년 데뷔한 류현진은 올해로 7년차가 된다. 올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해외 진출 자격 7시즌을 채운다. 이미 그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올해 팀과 개인 모두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야만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원대한 꿈이 이뤄진다.
지난해는 류현진에게 안식년 같은 해였다. 왼쪽 등 견갑골 통증으로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데뷔 후 처음으로 한 달간 1군과 떨어져 재활군에서 보냈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공을 만지지 않고 철저하게 휴식을 취하며 몸을 보호했다. 2012년의 대망을 이루기 위해서 몸을 아끼고 만들었다. 대다수 야구인들은 2012년 류현진의 부활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바로 오버 페이스다. 너무도 뚜렷한 목표가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무리하게 될 위험성도 높아진다. 1999년 한화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이듬해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로 진출한 경험이 있는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도 류현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정민철 코치는 "지난해 (류)현진이를 최대치로 보호했다. 본인도 관리를 잘했으니 올해는 본래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목표가 가시권에 있는 선수는 무리할 수 있다.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설명하고 조절할 것이다. 선수가 느끼지 못하는 부분을 옆에서 바로 잡아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1999년 정 코치도 일본 진출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 정 코치는 "그때 해외 진출하기 위해서는 팀이 우승을 해야 한다는 방침이 있었다. 그 목표만 보고 따라 갔는데 옆에서 계형철 투수코치님과 이상군 선배님 같은 분들이 도와주신 게 큰 힘이 됐다"고 떠올렸다. 류현진에게도 든든한 조언자들의 존재는 큰 힘이다.
뚜렷한 목표를 갖게 될 경우 결과는 모 아니면 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 코치는 "흥이 나든가 절망에 빠지든가 둘 중에 하나다. 스타트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늦게 시동이 걸릴 수 있다"며 "하지만 현진이는 페이스와 감정 조절에 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잘 이겨낼 것이다. 다만 좋을 때 나올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화 구단은 아직 류현진 해외 진출 여부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보이지 않고 있다. 확실한 건 올해 좋은 성적이 나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과연 류현진이 2012년을 팀과 개인 모두 만족시킬 대망의 해로 만들 수 있을까. 괴물의 도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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