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관중 돌파라는 당면 목표와 함께 내실을 다지겠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본능(63)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2012년 관중 700만 명 돌파를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총 532경기에서 680만9965명의 관중을 모으며 목표였던 600만 관중을 크게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2010년 593만 명보다 14.7% 증가한 수치다.
유난히 많은 비는 관중몰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우려됐지만 야구팬들은 치열한 승부싸움과 연일 이어지는 명승부에 끊임없이 야구장을 찾았다. KIA 타이거즈의 홈인 광주구장은 2011년 59만2669명의 관중이 들어오며 35.8%의 관중 증가율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고 두산 베어스는 2010년에 비해 18만3062명이 더 들어온 125만3735명의 관중수로 최고 관중 증가수를 보였다. 잠실구장의 또 다른 주인인 LG 트윈스의 관중 증가분까지 합치면 잠실구장은 지난해 36만4699명의 더 불러 모으는 데 성공하며 관중 폭발의 선두에 섰다.

프로야구는 이제 '꿈의 700만 관중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올해 관중 증가의 호재는 충분하다. 박찬호(39,한화), 이승엽(36,삼성), 김태균(30,한화) 등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복귀했다. 또한 각 구단은 스토브리그를 통해 전력강화에 최대한 전력강화에 성공하며 치열한 순위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 벌써부터 가슴 뛰는 '박찬호-이승엽' 대결
올 시즌 프로야구는 '스타의 귀환'이라는 큰 호재를 맞이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특별법을 거치는 등 우여곡절 끝에 한화에 입단했다. 동시에 박찬호는 본인의 연봉으로 지급 될 예정이던 6억 원을 유소년 야구를 위해 기부하는 통 큰 결단력을 보여줬다. 또한 '국민타자' 이승엽은 8년간의 일본생활을 정리한 뒤 고향 팀 삼성에 복귀해 올 시즌 홈런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호기심처럼 '박찬호와 이승엽이 대결하면 누가 이길까'는 야구팬들에겐 오랜 궁금증 가운데 하나였다. 이제까지 국가대표와 오릭스를 거치면서 한솥밥만 먹어왔던 두 선수였기에 올 시즌 둘의 대결은 관중몰이에 확실한 호재가 될 전망이다. 굳이 맞붙지 않더라도 이미 이름 값 만으로도 관중 세몰이는 확실한 스타이기에 700만 관중에 큰 힘을 보탤 전망이다. 또한 지바 롯데에서 복귀한 김태균의 가세까지 생각하면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화제성을 충분히 갖췄다.
또한 유례없이 활발한 선수이동 속에 이뤄진 전력 평준화는 올해 프로야구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정대현(34)과 이승호(31)를 발 빠르게 영입하며 약점으로 지적되어 오던 불펜 강화에 성공했고 이제까지 '셀링 마켓'으로 인식되어 오던 넥센은 이택근(32)을 50억 원이나 쓰며 모셔오며 전력을 두텁게 했다. 여기에 한화는 송신영(36)을 영입해 뒷문 단속에 나섰고 SK는 조인성(37)과 임경완(37)을 데려와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다.

▲ 700만 관중, 생각보다 만만찮은 목표
사실 올해 기록한 680만 명이라는 관중은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깝다. KBO 이진형 홍보팀장은 "올해 좌석 점유율은 약 65% 정도였다. 만약 전 경기가 매진된다면 1050만 명 정도 누적관중수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좌석 점유율이 69.02%, 일본 프로야구 좌석 점유율이 69.82%였다. 700만 관중 돌파를 위해서는 약 66.67%의 점유율을 기록해야 가능하다.
이번에 국내 무대로 복귀하는 박찬호와 김태균은 대전 구장을, 이승엽은 대구 구장을 각각 홈으로 사용한다. 대전구장의 수용인원은 1만398석, 대구구장은 1만석으로 국내 구장가운데 가장 작은 축에 속한다. 스타 복귀에 따른 흥행 세몰이를 하기에는 관중석의 규모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빅보이' 이대호(30)의 일본 진출은 관중 대박을 노리는 KBO와 롯데에겐 아쉬운 일이다. 지난해 135만8322명의 관중을 불러 모으며 8개 구단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던 롯데는 이대호의 이적으로 인한 전력 손실과 관중 손실을 동시에 최소화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시즌 막판 SK의 관중 감소도 걱정거리다. 문학구장이 처음 개장했던 2002년 관중수는 40만2732명 이었지만 김성근 전 감독 부임 이후 좋은 성적과 SK 구단의 스포테인먼트가 결합되며 지난해에는 관중이 99만8615명 까지 늘었다. 하지만 김 전 감독 경질 이후 문학구장 관중 감소세는 눈에 띌 정도였다. 지난해 문학구장에선 11번의 일요일 경기가 있었는데 김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8경기 평균 관중은 2만2043명이었지만 이후 3경기 평균 관중은 1만2560으로 대폭 감소했다. 전체 관중 입장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SK는 내년 시즌 '이만수 호'의 성적에 따라 관중 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700만 넘어 '꿈의 1천만'까지 과제는
현재 구장 상황에서 1천만 명 관중은 사실 불가능하다. 결국 인프라 확충이 우선이다. 야구발전실행위원회 허구연(60) 위원장은 "마침 복귀하는 박찬호나 김태균, 이승엽 모두 작은 구장을 홈으로 쓰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700만 명 돌파 등 더 많은 관중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새 구장 건립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침 이번 겨울동안 대전 구장은 현재에서 2800석을 증축해 관중석을 1만3198석까지 늘릴 계획이다. 당초 1만7천석 규모로 계획했으나 차질이 생겨 지금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공정이 늦어져 내년 4월 한화는 청주 구장에서 몇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 대구구장 신축 역시 아직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미 기공식을 갖고 삽을 뜬 광주 신축구장을 포함해 야구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아야 700만 관중을 넘어 '꿈의 1000만'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