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성적이 날 것이다".
지난해 한화 한대화 감독은 거포 최진행(27)에게 유독 질책을 아끼지 않았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쓴소리를 했다. 경기 중 대타 교체한 것도 부지기수. 그렇게 혹독하게 다룬 한 감독이 올해 최진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분명히 성적이 날 것이다. 작년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는 게 한 감독의 기대다.
최진행은 2009시즌 종료 후 김태균이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하면서 그 빈자리를 메우게 됐다. 4번타자로 중용되며 지난 2년간 팀 타선의 리더로 활약했다. 2010년 타율 2할6푼1리 32홈런 92타점으로 연착륙한 최진행은 지난해 타율 2할7푼6리 19홈런 85타점을 올렸다. 김태균이 빠진 동안 충분히 활약했다.

득점권 타율 1위(0.387)에 오르는 등 찬스에서 정교한 타격을 보여줬지만 기대했던 장타가 줄었다. 한 감독도 종종 어이 없는 공에 방망이를 휘두르는 그에게 질책을 가했다. 한 감독은 "우리팀 타선에서 최진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에 쓴소리와 꾸중을 많이 한 것이다. 기대보다 모자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김태균의 복귀로 중심타선에서 최진행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부담이 큰 4번 자리를 내놓고 5번 타순에서 찬스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더욱 위력적인 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상대팀으로서는 김태균과의 승부를 피하다 5번 최진행에게 당할수 있다.
이효봉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최진행이 팀의 리더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났다.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경기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질 수 있다"며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기회다. 의지할 수 있는 선수가 왔다는 점에서 좋은 효과가 기대된다. 타점을 올릴 기회가 많아질 것이고, 오히려 성적도 나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최진행도 "상대 투수들이 신경 쓰는 건 분산될 것이라고 주위에서 말씀하신다. 아직 경기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김)태균이형이 앞에 있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잘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태균도 "나와 (최)진행이가 서로를 잘 도와야 팀이 산다"고 강조했다.
분명한 건 최진행이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조심스러운 것이 많았던 최진행이지만 올해는 30홈런·100타점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는 "지난 2년간 힘들게 야구했다. 이제 태균이형도 들어오고,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자신했다.
올해 한화 타선. 분명 김태균 못지않게 최진행도 주목해야 할 듯하다. "힘 만큼은 김태균을 능가한다"는 소리를 듣는 타자가 바로 최진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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