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로리그서 가장 재미를 보는 종족이 프로토스다. 2일 현재까지 진행된 100세트의 프로리그 경기중 75번 경기에 나서며 최고 비율을 보이고 있다. 한 마디로 프로토스가 약한 팀은 성적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것. 한 때 김택용 송병구를 포함해 '육룡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프로토스는 흑룡의 해인 2012년 다시 용들의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개막전 승리 이후 4연패로 부침에 허덕이던 공군 에이스는 1라운드를 2연승으로 마감하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바로 새로운 주전 프로토스의 합류가 분위기 전환이 발판이 됐다. 주인공은 바로 지난 12월 팀에 합류한 '곡예사' 김구현(22)이다. 김구현은 팀에 합류한 이후 그동안 공군 에이스의 큰 고민 중 하나였던 '에이스 부재'와 '특급 프로토스' 등 두가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공군의 시즌 첫 연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첫 복귀전에서는 박재혁에게 무너졌지만 이후 송병구와 김명운을 차례대로 제압하며 최우수 프로토스를 수상했던 2010년 경기력에 버금가는 실력을 선보이며 공군의 대들보 자리를 꿰차버렸다. 송병구 김명운은 삼성전자와 웅진의 에이스로 김구현의 1승은 단순한 1승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김구현의 가세로 인해 공군은 과거 특급 에이스의 부재에 아파하던 약팀 공군이 아니었다.

입대 후 상승세에 대해 김구현은 "너무 좋다. 승리의 소중함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달콤하고 뿌듯할 줄 몰랐다.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표현할 수 없을만큼 기쁘다"며 요즘 기분을 표현했다. 이어 그는 "데뷔 때의 마음가짐이다. 선임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신인 때 한 경기 한 경기 출전하고 준비했던 즐거운 마음이 살아났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군 송동균 감독도 김구현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송 감독은 "(김)구현이가 나서면서 팀 승률 뿐만 아니라 경기의 전체적인 안정감이 달라졌다. 다른 선수들이 편안하게 자기들의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김구현의 가세가 안정감이 달라진 점을 높이 평가했다.
현재 리그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CJ 삼성전자 SK텔레콤 KT를 보면 진영화 송병구 허영무 김택용 도재욱 김대엽 등 소위 잘나가는 프로토스들이 포함되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급 프로토스인 김구현이 가세한 공군도 이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2007년 프로리그 참가 이후 단 한 차례도 탈꼴지를 하지 못했던 공군이 이번 시즌 꽃을 제대로 피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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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현(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