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훈련' 봉중근, "몸무게 10kg이나 빠졌어요"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2.01.02 13: 19

"저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어요".
'봉타나' 봉중근(32, LG 트윈스)이 몸무게를 무려 10kg이나 감량하며 마운드 복귀에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봉중근은 2012년 새해를 한국이 아닌 사이판에서 보냈다. 지난해 12월 5일 재활조 선수들 및 트레이너들과 사이판에 들어간 봉중근은 29일 선수단이 한국에 귀국했지만 이권엽 트레이너와 단둘이 사이판에 남았다.

이유가 명확했다. 지난해 6월 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봉중근은 재활 하는데 따뜻한 곳에서 훈련이 필요했고, 올 시즌 마운드에 복귀해 에이스로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마음뿐이다. 그래서 스스로 칼을 갈고 있다.
1일 밤 OSEN과 전화통화를 한 봉중근은 "떡국 대신 타코(멕시코 음식)를 먹었다. 맛이 없다"라며 웃은 뒤 "한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꾹 참고 있다"며 애써 마음을 달랬다.
봉중근은 사이판에서 자기 자신과 싸움하고 있다. 일단 몸무게가 무려 10kg이나 빠졌다. 지난해 11월 진주 마무리캠프에 앞서 봉중근의 몸무게는 104kg이었다. 그러나 2달 만에 몸무게는 94kg까지 빠졌다.
다이어트를 시도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보통 5kg, 10kg을 찌우기는 매우 쉽다. 좋아하는 음식, 술, 등 먹고 싶은 것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맘껏 먹으면 된다. 그러나 10kg을 감량한다는 것은 보통 의지로 할 수 있지 않다.
봉중근은 "10kg 빼기 정말 어려웠다. 사실 지금 햄버거도 먹고 싶고, 피자도 생각나고…"라며 먹고 싶은 음식들을 수도 없이 나열했다. 그러나 그는 오후 9시 이후에는 물만 제외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봉중근이 살을 뺀 가장 큰 이유는 부상 회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봉중근은 "몸이 가벼워야 팔에 무리가 안 온다고 해서 살을 빼게 됐다. 사실 고등학교 2학년 때 74kg 나갔고, 그 이후에 미국에 간 뒤에는 95kg 정도 나갔다. 몇 년 만에 이 몸무게가 됐는지 모르겠다"라며 "가장 좋을 때가 94,95kg 정도 였다. 최종 목표는 93kg이다"라며 웃었다.
몸무게 관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몸 관리다. 봉중근은 이권엽 트레이너와 함께 아침 7시에 기상한다. 7시 30분에 아침식사를 한 뒤 8시 20분부터 30분 동안 부상 부위를 치료 받는다. 그리고 9시에 야구장으로 출발한다.
9시 30분 야구장에 도착한 봉중근은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오후 1시까지 캐치볼 등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점심을 먹고 오후 3시부터는 웨이트 트레이닝 시간이다. 선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하체 보강훈련과 복근 훈련도 포함된다. 6시에 저녁을 먹는 봉중근은 7시부터 1시간 반 동안 보강훈련을 하고 8시 30분부터 30분 동안 부상 부위 치료를 받고 하루 일정을 끝마친다.
봉중근은 현재 수술 후 투구를 가능하게 하는 투구회복프로그램을 모두 소화했다. 현재 45m 캐치볼 30개까지 거뜬히 소화한 봉중근은 50m와 55m 캐치볼을 하며 팔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선수단 합류 전까지 60m 캐치볼까지 마칠 예정이다.
"가끔은 세게 던지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데 꾹 참고 있다"고 말한 봉중근은 "1월 중순에 투수 포수조가 사이판에 합류하면 그때부터는 하프 피칭도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봉중근은 스스로 재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다시 마운드에서 공을 잘 던지는 봉중근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팬들에게 봉중근이라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주변에서 봉중근의 마음을 움직였다. 봉중근은 "미국에서 수술을 받을 때부터 (박)현준이, 한희, (임)찬규, (김)성현이 등 어린 친구들 모두가 빨리 재활하셔서 돌아오세요. 보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몸을 더 잘 만들어서 꼭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이판에 6년째 왔더니 현지 원주민들도 내가 혼자 훈련하고 있으니까 불쌍한지 코코넛도 따다 준다. 없는 분들이 주시고 가셔서 더 감사하다"라고 말한 봉중근은 "한국에 계시는 팬들의 응원 메시지도 큰 힘이 된다. 몸 잘 만들어서 올해 6월 정도에는 꼭 1군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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