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이종욱, "난 언제나 부족한 선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1.03 10: 58

"마무리훈련도 어쨌든 비시즌이었잖아요. 빨리 그라운드로 나가 뛰고 싶어 죽겠습니다“.
2년 연속 3할 타율로 분전했으나 부상으로 인해 온전한 활약은 펼치지 못했기 때문인지 아쉬움도 컸다. 그리고 그는 그 아쉬움을 모두 잊고 2012시즌 전력을 다하겠다는 데 집중했다. 방출생에서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로 우뚝 선 ‘종박’ 이종욱(32. 두산 베어스)이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이종욱은 121경기 3할3리 5홈런 44타점 20도루의 성적을 올렸다. 2010년 3할1푼2리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으나 4월 하순 경기 도중 왼손 엄지 타박상을 입은 뒤 한동안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타격-수비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부위였던 만큼 그 여파는 컸다. 팀이 날개 잃은 듯 추락하던 지난해 5월은 공교롭게도 이종욱의 결장이 잦았던 때였다.

“아쉽습니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더라면. 팀 성적도 아깝고 제 성적도 기대만큼 미치지 못했고. 부상을 핑계로 들 수 있겠습니다만 그 부상을 제가 못했던 이유로 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 이종욱은 팀 내에서 신망이 두터운 선수 중 한 명이다. 투수진 맏형인 김선우는 이종욱에 대해 “야구도 열심히 하는 데다 동료들을 돌볼 줄 알고 후배들도 잘 챙겨주는 선수다. 주장이 되어도 손색없는 후배 중 한 명”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이종욱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을 때 연차가 많이 나는 후배들에게도 농 섞인 살가운 이야기를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때보다 책임감이 강해졌습니다. 새 감독님도 취임하셨고 이제는 제가 선수단에서 중고참급이 되었잖아요. 후배들에게도 모범이 되고 선배들과도 어우러져 좋은 팀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지난해까지 주장을 맡았던 (손)시헌이도 정말 고생 많았고. 그래도 우리 팀은 맏형부터 막내들까지 허물없이 잘 지내는 편이니까요. 분위기는 정말 좋습니다”.
 
타박상 부위에 대해 “지금은 거의 90% 상태까지 올라왔다. 시즌 초반에 다쳐서 너무 아쉬웠다”라고 답한 이종욱. 2006년 현대 방출 후 두산에 어렵사리 입단한 뒤 그는 6시즌 동안 꾸준한 모습을 보이며 테이블세터로서 활약했다. 2009시즌 경기 중 끔찍했던 턱 관절 골절상을 입기도 했으나 그는 괴물같은 회복력을 보여주며 복귀한 뒤 총 37개의 베이스를 훔치는 발군의 주력을 과시했다.
6시즌 동안 매년 20도루 이상을 기록하는 등 큰 기복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은 기술적으로도 테이블세터 요원으로서 분명 수준급 반열에 올랐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이종욱은 아직도 겸손했다.
“에이, 저는 기술적인 면으로 자신감 없어요. 저는 항상 제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느 해 어떤 성적을 거뒀다고 우쭐하면서 정체되고 싶지 않습니다. 항상 신인의 자세로 매년 도전하고 그렇게 그라운드에 나가서 허슬플레이를 펼치고 싶습니다. 팀을 4강 권으로 다시 진입시키는 데 일조하면서 보다 많은 출루로 공격 기회를 제공하는. 제 스타일의 야구를 하고 싶어요”.
비시즌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 및 안 좋았던 부위를 재활 치료하는 데 힘쓰는 이종욱. 그러나 그의 비시즌이 몸 만들기에만 그친 것은 아니다. 마무리 훈련 참가도 자청하며 스스로 기술 연마에도 힘썼던 이종욱은 벌써부터 실전 경기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보여줬다. 
“계속 운동은 했습니다만 선수는 경기장에서 활발하게 뛰어야 되니까요. 빨리 그라운드로 나가서 뛰고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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