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야구를 볼 것인가.
올 겨울 프로야구는 사상 최대의 이동이 벌어졌다. 해외파 선수들의 대거 복귀와 FA 선수들의 활발한 이적 그리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무려 37명이 이동했다. 사령랍 변화도 눈에 띈다. 새로운 감독만 무려 4명이다. 자연스럽게 기존의 스타일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2012년 8개팀 컬러는 어떻게 바뀔까.
▲ 삼성, 이승엽 가세한 공격야구

류중일 감독은 올해 취임과 함께 화끈하고 재미있는 공격야구를 선언했다. 그러나 우승은 선발과 불펜이 조화를 이룬 마운드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팀 타율 6위(0.259)·홈런 4위(95개)·장타율 6위(0.376)로 타선의 힘은 미미했다. 하지만 MVP·홈런왕 5회에 빛나는 슈퍼스타 이승엽의 가세로 팀타선에 큰 힘이 생겼다. 기존의 최형우·박석민과 상당한 상승 효과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류중일표 공격야구 본격 개봉박두 시즌이다.
▲ SK, 이만수식 야구의 색깔은
김성근 감독이 시즌 중 떠나고, 정대현·이승호가 시즌 종료 후 FA로 이적한 SK는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제 이만수 감독의 팀이다. 메이저리그식 선 굵은 야구를 추구하는 이 감독이 공수에서 팀 스타일을 어떻게 바꿀지가 관심이다. 특히 SK는 최근 3년 연속 희생번트 1위, 2년 연속 선발투수 5회 이전 강판 1위팀이었다. 득점 확률이 높고, 한 박자 빠른 야구 스타일에서 공격적이고, 선굵은 야구로 어떻게 변모할지 궁금하다.
▲ 롯데, 불펜 야구도 가능한가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나고, 장원준은 군복을 입었다. 임경완도 인천으로 옮겼다. 그런데도 롯데가 기대되는건 두 명의 FA 영입 때문이다. 바로 정대현과 이승호다. 특히 정대현 영입은 롯데의 오래된 고민인 불펜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로 손꼽힌다. 올해 8월 이후 불펜 평균자책점이 2점대(2.93)에 불과했던 롯데 불펜에 정대현의 가세가 어떤 효과를 낳을까. 8월 이후 롯데 성적은 30승14패2무 승률 6할8푼2리였다.

▲ KIA, 선동렬표 지키는 야구 될까
삼성의 강력한 불펜은 선동렬 감독이 남긴 유산이다. 이제 선 감독은 KIA에서 새출발한다. KIA는 1998년 해태시절 임창용이 구원왕을 차지한 게 마지막일 정도로 강력한 마무리가 나오지 않았다. 올해 불펜 평균자책점은 7위(4.52)였으며 승계주자 실점률도 37.4%로 두 번째로 높았다. 투수 조련이 일가견있는 선 감독이 어떤 식으로 불펜 투수를 키워내고 운용할지가 관심이다. KIA는 불펜만 더 강해지면 거의 모든것을 갖춘 팀이 된다.
▲ 두산, 마운드도 화수분 야구하나
두산이 시즌 종료 후 투수 출신 김진욱 감독을 선임한 데에는 무너진 투수진 재건이 무엇보다 시급하기 때문이었다. 더스틴 니퍼트·김선우가 31승을 합작했음에도 마운드가 힘을 내지 못한건 나머지 투수들의 활약이 없었다는 걸 뜻한다. 그동안 두산이 '화수분 야구'가 불린건 전적으로 야수들 때문이었다. 과연 올해는 마운드에서도 숨은 진주를 발굴하고 키워낼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두산은 언제든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
▲ LG, 이제는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
LG는 부잣집이었다. 화끈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역대 프로야구 FA 시장에서 삼성(6명) 다음으로 많은 5명의 외부 FA를 영입한 큰 손이었다. 그러나 올해 FA 시장에서 주축 선수 3명을 모두 잃었다. 신연봉제도로 기존의 선수들에게도 칼바람이 불고 있다. 부잣집 LG 선수들은 더 이상 도련님이 아니다. 김기태 신임감독도 외부 영입 대신 내부 경쟁을 통한 성장을 택했다. 이제 부잣집 도련님 야구가 아닌,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했다. 기대 안하고 부담이 덜할때 의외의 결과가 나는 법이다.

▲ 한화, 무명군단에서 스타군단으로
한화는 공포의 외인구단이었다. 전국구 스타는 에이스 류현진 뿐이었다. 라인업의 상당수 타팀에서 넘어온 선수들이 차지했다. 등번호를 봐야 선수들을 확인할 정도로 이름난 선수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61번 박찬호, 52번 김태균은 내년 시즌 가장 많이 팔릴 유니폼이 될 것이다. 여기에 FA 송신영까지 영입했다. 기존 선수 중에서도 이대수가 골든글러브 유격수로 성장했고, 박정진이 최정상급 불펜투수로 발돋움했다. 내년 시즌 한화는 원정에서도 환영받는 팀이 될 것이다.
▲ 넥센, 중심타선의 달라진 파워
넥센이 전신격인 현대 시절 포함 처음으로 최하위가 된 건 빈약한 팀 타선 때문이었다. 팀 타율(0.245)·출루율(0.323)·장타율(0.353)·홈런(79개)·득점(3.8점) 모두 리그 최하위였다. 하지만 LG에서 트레이드로 넘어온 박병호가 4번 타자로 연착륙했고, FA 시장에서 이택근도 재영입했다. 이택근-박병호가 중심타선을 이룰 경우 넥센도 뒤질게 없다. 마운드는 어떻게든 꾸려갈 수 있기 때문에 달라진 중심타선 파워에 명운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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