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e스포츠라는 개념이 정착하고 나서 최근 e스포츠라는 개념을 조금 이라도 아는 이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거나 듣는 단어가 바로 '콩라인'이다. 세번의 개인리그 준우승을 포함해 총 22번째 준우승의 아픔을 간직한 '폭풍' 홍진호의 애칭 중 하나인 '콩'을 의인화해서 만들어진 '콩라인'은 e스포츠 관련 댓글을 읽어보거나 심지어 해설자들의 중계만 들어도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문구 내지는 많이 듣는 단어다.
e스포츠 선수라면 어찌보면 가장 우울한 단어가 '콩라인'이지만 반대로 가장 부각될 수 있는 선수가 될 실력을 가진 이들의 모임이 바로 '콩라인'이다. 스타크래프트1 리그서는 송병구 허영무 정명훈 등이 대표적 콩라인이었지만 이들은 다들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기분 좋게 콩라인을 탈퇴했다. 지난 2010년 9월 출범한 스타크래프트2 리그에서는 3번의 준우승을 머문 '해병왕' 이정훈이 대표적 게이머.
스타크래프트2 공식 리그인 GSL을 주관하고 있는 곰TV가 이색적인 대회를 만들었다. GSL 첫 번째 공식 투어였던 '2010 GSL 오픈시즌1' 준우승자 '레인보우' 김성제를 비롯해 스타크2계의 대표 콩라인 이정훈 박성준 송준혁 황강호 김정훈 이동녕 박수호 등 바로 GSL 투어에서 준우승한 선수들이 참가하게 한 '아레나 오브 레전드-더 킹 오브 킹즈(Arena Of Legends – The King of Kongs)'가 화제의 대회다.

곰TV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누가 진짜 2위인가? 누가 진짜 콩 라인인가! 정규 리그 개막전에 누가 진짜 콩 라인인가!!!!? 정규 리그 개막 전에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그 동안 2위만 한 선수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줄 대회 입니다'라고 본 대회를 소개했다. 2위만 차지했던 선수들의 한 을 풀어주겠다는 의지와 그들에게 전환점을 심어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소식에 스타크래프트2 리그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팬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단순한 관심 차원이 아니라 스타플레이어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게이머들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
AOL은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8강을 진행하고 전 경기는 3전 2선승제로 단판제를 피했다. 여기다가 2세트 부터는 패한 선수들이 맵을 선택하게 해 대회 방식도 철저하게 실력이 있는 선수가 올라갈 수 있게 만들었다.
사실 콩라인은 선수들에게 절망의 늪으로 보일 수 있지만 끝없는 도전의 다른 낱말이기 도 하다. 지난해 스타리그서 정명훈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올마이티' 허영무는 2번의 MSL 준우승과 클래식 준우승, e스타즈2007 준우승 등 총 4번의 준우승의 아픔을 맛본 바 있다.
스타리그 우승 이후 허영무는 "총 4번의 준우승을 했다. 준우승을 하다가 우승을 했기 때문에 콩라인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사실 이런 구도는 재미있다. 내가 올라갈 곳이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의 우승으로는 콩라인 탈출이 사실 부족해 보이기도 하다. 내 목표는 한 번 더 우승해서 (콩라인을) 탈퇴하는 것이다. 나 자신은 1회 우승해도 탈출했다고 생각하지만 팬들은 그렇게 보지 않을 것 같다"며 발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허영무는 스타리그 우승 직후 기세를 타며 프로토스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번 프로리그서 삼성전자의 핵심 선수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AOL은 이런 의미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우승에 목말랐던 게이머들에게 경쟁을 통해서 우승을 맛보게 해서 시련을 겪었던 그들의 존재감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게이머로써의 전환점을 부여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 김성제 박성준 처럼 최근 기세가 주춤했던 선수들에게도 상승작용을 전달 할 수 있다. 부진을 벗어나게 하는 동기에는 여러 충족 조건이 있겠지만 이번 'AOL'만큼 다시 실력과 자신감을 끌어올리기에 안성맞춤인 대회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이번 'AOL'에서 어떤 선수가 경쟁을 뚫고 우승을 차지할 지, 아니 우승을 차지하는 것과 상관없이 이번 대회가 참가한 게이머들의 실력과 자신감을 얼마만큼 더 끌어올릴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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