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장동건의 얼굴을 또 한번 보고싶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1.03 09: 22

영화 '마이웨이'가 화려한 비주얼에 비해 드라마가 약하다는 평이 지배적인데,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극중 장동건이 분한 제 2의 손기정을 꿈꾸는 조선청년 준식은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캐릭터의 변화가 전혀 없는 인물.
너무 주인공인 것을 의식(?) 하다보니 영화 내내 관객들이 미워할 짓은 하나도 하지 않는다. 극한의 전쟁 상황에서 준식이 하는 말과 행동은 어떤 부분에서는 비현실적이라고까지 느껴지기에 감정이입도가 떨어진다.그렇기에 순박한 청년에서부터 애처로운 악인으로까지 변하는 입체적인 종대(인똔, 김인권)의 캐릭터와 극명히 비교되기도.

사실 준식은 처음에는 종대와 합쳐진 인물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나리오 탈고의 과정에서 이 둘이 분리됐고, 준식은 그렇게 무매력의, 영화 속에 그저 있어야할 주인공으로 남게 됐다.
장동건은 고전적인 미남이지만 작품 속에서 많은 얼굴이 가능한 배우다. 연기를 곧잘 하는 잘생긴 배우로 통하던 장동건은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부터 배우로서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한 발견을 하게 됐고, 그 가능성이 폭발한 것은 영화 '친구'라고 할 수 있겠다. '친구'에서 장동건이 분한 동수는 '마이웨이'로 치면 종대같은 인물. 
가난한 장의사의 아들로 친구들과 주먹세계에서 2인자로 성장했지만, 가슴 속 야망을 품고 비열하게 친구도 저버리는 동수는 미우면서도 애처롭게 관객들의 감정을 흔들었다. 단순히 악인이라 매력적인 게 아니라, 캐릭터의 변화가 배우를 빛나게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장동건의 조각같은 외모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를 흡수했다. 장동건이 지닌 무결점의 이미지는 영화 속에서 잡아 끌어내려졌고 뒤집혔지만, 그 만큼 배우로서의 매력은 상승했다. 장동건의 진가가 발휘될 때는 이처럼 장동건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때인 것 같다. 하지만 '마이웨이' 속 장동건은 진흙탕 튀는 전장에서도 자꾸 잘생긴 얼굴이 눈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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