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새 집행부의 사무총장으로 진통 끝에 박충식(42)씨가 다시 추대됐다.
프로야구 8개 구단 선수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열린 선수협 임시 총회에서 박충식은 투표 끝에 선수협 사무총장으로 최종 선출됐다.
이날 박충식 신임 사무총장은 326표의 유효표(총 332표) 가운데 183표를 얻어 과반수를 넘겨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됐다. 그 뒤로 이도형(135표), 이종열(4표), 양준혁(0표)이 뒤를 이었다.

선수협은 지난해 12월 20일 분당 선수협 사무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공석이었던 사무총장직에 박충식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박충식은 이날로 예정되었던 임시총회에서 정식 승인을 받기 전까지 사무총장 직무대행 자격으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배임수재 및 횡령 등 형사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전임 권시형 전 사무총장이 지난해 12월 15일 임시 이사회에서 해임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실시된 조치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8일 삼성.KIA.두산.LG 등 4개 구단 대표가 경기 용인의 모처에서 신임 박충식 사무총장의 선임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갈등이 표면화됐다. 이들은 "박재홍 신임 회장이 정관에 따르지 않고 강압적으로 박충식 선배를 단일 후보로 추대했다"며 반기를 들었다. 결국 박재홍 회장은 5일로 예정되었던 임시총회를 3일로 앞당겼다.
오후 3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임시총회는 투표 절차 결정에 대한 논의가 2시간 가량 이어지며 오후 5시가 되어서야 투표가 실시됐다. 투표 이후에는 초상권료 배분에 관한 내용 보고가 이어졌다.
임시총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박재홍 회장은 "다들 웃으며 헤어졌다.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면서 "기본 취지를 다시금 선수들에게 일깨워주고 비리로 얼룩진 선수협을 투명한 운영을 하는 게 목표다. 이후 선수 권리를 되찾는 작업도 실시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반대편에 섰던 현재윤 역시 "정당한 절차에 의해 결정 되었으니 결과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절차적 정당성까지 얻게 된 박재홍 회장-박충식 사무총장 체제는 혼란에 빠진 선수협 재정비에 추진력을 얻게 됐다. 신임 집행부가 비리로 얼룩진 선수협에 어떤 새 바람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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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