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나간 후보자가 단 한 표도 받지 못했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그것도 '신(God)'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양신' 양준혁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3일 오후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 2층 킹룸에서 2012년 총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모임의 가장 큰 의제는 사무총장 선출이었습니다. 선수협은 지난해 12월 20일 박충식 사무총장을 선출했으나, 그 과정 속에서 강압적인 부분이 있었다는 몇몇 구단의 주장에 재투표를 실시했는데요.

그 후보가 누군지 궁금하시죠?
기호 1번은 박충식. 홍성흔 선수가 추천했습니다. 기호 2번은 이도형. 이혜천 선수가 추천했습니다. 기호 3번은 이종열, 박명환 선수가 추천했습니다. 문제는 기호 4번 양준혁입니다. 현재윤 선수가 양준혁을 추천했는데요.

추천하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투표 결과가 조금 애매합니다. 애정남도 그 의미를 풀어내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날 선수협은 위임장 포함해 332표 가운데 유효표는 326표, 그 가운데 박충식이 183표, 이도형이 139표, 이종열이 4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양준혁은 0표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회의를 마친 뒤 박재홍 회장은 "현재윤이 갑작스럽게 양준혁을 후보로 지명했다. 보통 후보에 오를 경우 미리 의사를 확인한다. 현재윤에게 물었으나 문제 없다고 해서 후보에 올렸다. 그런데 0표가 나왔다"라고 말했습니다.
회의장에 참석한 모 구단 선수 역시 "현재윤이 갑자기 양준혁 선배를 추천하면서 애매해졌다. 자기가 추천해 놓고 표를 던지지 않는 것은 또 어떤 경우"냐며 "졸지에 양신을 영표 클럽으로 만들어 버렸다"며 조심스럽게 웃음을 보였습니다.
양준혁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후보에 올라 0표까지 받으며 선수협 사무총장 선거에서 또 다른 흥미거리가 되었습니다.
/양신 킬러
입니다. 채택된 분에게는 소정의 원고료와 특별혜택을 제공합니다. 야구팬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