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슈퍼 루키’ 오세근, 지기 싫어하는 B형 남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1.04 07: 25

그가 입단하기 전까지 팀은 파워포워드 포지션에서 약점을 지적받으며 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리고 그가 입단한 첫 시즌 팀은 선두 원주 동부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오세근(25, 200cm, 안양 KGC인삼공사)이 어느 새 팀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제물포고-중앙대를 거쳐 2011~2012시즌 KGC에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오세근은 4일 현재 경기 당 16.1득점 8.3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다. 지난 3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던 팀은 시즌 전적 25승 9패(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대학 동기 김선형(SK), 미국 NCAA 경력의 최진수(오리온스)가 신인왕 레이스 차점자로 뒤를 쫓고 있으나 개인 기록 및 팀 성적 면에서 아직 오세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상범 KGC 감독은 오세근에 대해 “아직 팀 수비 면에서 100% 적응은 못하고 있으나 선배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지기 싫어하는 근성을 갖춘 선수다. 장차 김주성(동부) 이상 가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3일 KCC와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오세근. 반환점을 돌아 종료 시점을 향해 가는 데뷔 시즌을 자평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처음에는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었고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4라운드 중반에 접어든 지금 제가 보여준 장단점이 있습니다만 큰 부상 없이 잘 치르고 있다는 점이 스스로도 고무적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더 해야 할 것이 많잖아요. 체력도 더욱 키워야 하고 집중력도 키워야지요”.
현재 오세근은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정상적인 몸 상태는 아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오세근은 대학 3학년 시절이던 2009년 이를 겪어봤다. 한 번 겪어봤던 부상인 만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던 오세근이다. 경기 전 앓는 소리를 자주해서 선배들로부터 ‘삭신’이라는 별명을 얻은 오세근이지만 코트만 들어서면 꿋꿋이 골밑을 지키고 있다.
“그 때는 훈련도 못할 정도로 정말 부상이 심했어요. 그래도 지금은 문제가 있다 싶으면 바로 치료를 받고 스트레칭도 하니까요.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해주면서 몸을 풀어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요새 계속 팀이 접전을 펼치고 있어서 그런지 아픈 것도 저절로 잊게 되네요. 이겨야 하잖아요”(웃음).
이 감독은 오세근을 칭찬하면서도 “아직 팀 특유의 콤비네이션 수비와 로테이션 수비 적응력이 완벽하지 않다”라며 따끔한 이야기도 잊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득점에 치중하기보다 수비 리바운드, 박스 아웃 등 블루워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수비력 함양은 신인 오세근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중앙대도 강한 압박 수비를 펼쳤지만 풀코트 프레스만 해도 차이점이 있어요. 전체 수비로 보면 더 차이가 크지요. 부정 수비도 있고 헬프 디펜스도 더욱 배워야하고. 지난 번 SK전(구랍 25일)에서는 김민수-아말 맥카스킬의 2-2 플레이를 두 번 정도 제대로 막지 못해서 혼났습니다”.
 
“B형 남자라 다혈질이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입니다. 그만큼 승부욕은 자신 있습니다”며 말을 이은 오세근. 그는 갑자기 머리를 감싸며 최근 제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경기 중 집중력에 대한 부분이었다.
“요즘 집중력이 떨어져서 큰 일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올 시즌이 팀에는 좋은 우승 기회거든요. 다가올 플레이오프는 또 정규시즌과는 다르니 더욱 집중력을 높여야 할 것 같아요”.
현대 농구는 점차 장신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느 새 190cm대 가드도 찾아보기 쉬워졌고 다른 포지션에서도 큰 선수들이 예년보다 부쩍 많아졌다. 200cm 신장의 오세근이지만 센터들 전체적인 평균 신장이 커지는 데다 소속팀만이 아닌 국가대표로서도 활약해야 하는 오세근이다. 그만큼 현대 농구의 장신화에 대처하는 오세근의 자세가 궁금했다.
“지금은 제가 센터를 보고 있지만 파워포워드 포지션도 맡아야 하고 그만큼 슛을 더욱 보완해야 합니다. 주위에서는 훅슛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어떤지 권유하시는데 경기를 하다보면 그 기회가 자주 오지는 않더라고요. 곧바로 상대 가드들이 도움 수비에 들어와서 공간을 잡아 놓고 훅슛을 자유롭게 던지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가끔 쏘면 성공률은 나쁘지 않아요”(웃음).
“아직 저는 완성형 선수가 아니잖아요. 올 시즌에 부족한 점은 다음 시즌에 더욱 보완하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기술적인 면은 시즌을 병행하면서 보완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서요. 비시즌 때 기술 보완에 더욱 힘쓰려고 합니다”.
워낙 일찍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오세근. 그러나 그는 현재 제 실력에 만족하기보다 앞으로 훨씬 더 나은 모습을 꾀했다. 한국 농구의 재목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세근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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