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도 오세근의 팬이 되고 싶을 것이다".
국내 최고의 빅맨 중 한 명인 하승진(27, 221cm, KCC)이 최고의 신인으로 꼽히는 오세근(25, 200cm, KGC)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승진은 이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오세근은 신인이지만 시즌 MVP로 거론될 정도로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둘의 대결에 이목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 1~2라운드 대결은 둘 중 누가 앞섰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는 하승진이 33득점 19리바운드로 폭발하며 오세근(9득점 1리바운드)을 완벽히 제압했다. 물론 KGC의 외국인 선수 로드니 화이트가 허리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제외된 영향도 컸지만 오세근이 하승진에 밀린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이상범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은 "승진이가 3라운드에서는 너무 잘했다. 그럴 때는 세근이가 잘한다고 해도 막을 수가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래서 내놓은 방법이 오세근과 화이트가 하승진을 돌아가며 막는 것. 이 감독은 "승진이를 혼자 막을 수는 없다. 둘이서 돌아가며 막는다면 체력적인 부담은 적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방법은 통했다. 지난 3일 4라운드서 맞대결서 30분 46초를 소화한 하승진은 13득점 9리바운드에 그쳤다. 3라운드와는 대조적이었다. 물론 오세근과 화이트의 득점도 각각 10점, 15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하승진에 의존도가 심한 KCC와 달리 KGC에는 득점을 올려줄 선수가 더 있었다.
물론 하승진이 무릎 부상으로 3주 동안 쉰 영향이 적지 않았다. 허재 감독은 "무릎 부상이라 3주 동안 뛰지도 못했다"고 했지만, 하승진 본인은 "컨디션이 좋고 나쁘고는 핑계일 뿐이다. 하면 그냥 하는 것이다. 1~2라운드서 컨디션 때문에 못했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승진은 자신의 상대로 항상 관심을 모으는 오세근에 대해서도 높게 평했다. "세근이는 달릴 줄 아는 빅맨이다. 속공으로 나설 때는 저지하기가 힘들다. 많이 뛰는 스타일로 (김)주성이 형처럼 활동 반경이 매우 넓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세근이와 같은 캐릭터도 드물다. 신인인데도 (리그 정상급으로) 잘하고 있다. 내가 팬이 되고 싶을 정도다. 특히 최진수와 세근이의 대결을 볼 때는 나도 매우 재미를 느낄 정도였다"고 전했다.
한편 오세근은 하승진에 대해 "3라운드(당시 33득점 19리바운드) 때의 승진이 형은 마치 샤킬 오닐과 같았다"며 자신이 하승진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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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