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컷패스트볼 매력에 푹 빠진 이유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04 11: 29

컷패스트볼의 매력은 얼마나 될까.
한화 박찬호(39)는 데뷔 초만 하더라도 구종이 많은 투수는 아니었다. 불같은 강속구가 있기 때문에 굳이 구종이 다양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직구의 위력이 떨어지자 자연스럽게 구종을 하나둘씩 추가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바로 컷패스트볼이다. 이름 그대로 변형 직구의 일종이다.
박찬호는 자신의 홈페이지 특집 코너 인터뷰를 통해 컷패스트볼에 대한 매력을 설명했다. 그는 "작년의 경우 팔을 평소보다 조금 더 올려봤다. 컷패스트볼을 잘 구사하기 위해선 공을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때려야 하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컷패스트볼을 위해 팔 각도를 유지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찬호가 컷패스트볼을 처음 연마한 것은 2009년 필라델피아 시절이었다. 당시 그는 최고령 투수 제이미 모이어와 라이언 매드슨에게 컷패스트볼을 배웠고, 2010년 뉴욕 양키스에서 특급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로부터 제대로 전수받았다. 리베라는 좌타자 배트를 부러뜨리는 컷패스트볼로 리그를 평정한 컷패트스볼의 대가다.
박찬호는 "여러 가지 다양한 구질을 구사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컷패스트볼에 많은 매력을 느꼈다. 계속 연습해 가며 자신감이 붙었다. 굉장히 매력적인 구질"이라며 "컷패스트볼이 잘 구사된다면 체인지업이나 투심 혹은 싱커의 위력이 배가 된다"고 설명했다.
우타자를 기준으로 할 때 바깥쪽으로 빠르게 휘어지는 컷패스트볼은 직구와 비슷한 스피드로 날아오기 때문에 타자들의 눈속임 하기에 좋다. 우타자의 배트끝, 좌타자의 배트 안쪽에 맞기 때문에 땅볼을 유도하기에도 적합하다. 박찬호가 홈으로 쓰게 될 대전구장의 규모를 생각하면 땅볼 유도형 공이 꼭 필요하다. 컷패스트볼을 원하는 곳으로 던진다면 떨어지거나 휘는 방향이 다른 체인지업과 투심의 위력도 더해질 수 있다.
아직 한국프로야구에서 컷패스트볼은 보편화된 구종에 들지 못한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김선우(두산)가 컷패스트볼을 가장 잘 던지는 투수로 꼽힌다. 이는 바꿔 말하면 타자들에게 생소한 구종이라는 의미. 박찬호의 성공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유행이 된 공이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류현진에게도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공주고 후배 안승민 역시 컷패스트볼에 관심이 많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컷패스트볼을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이다. 박찬호는 "어느 투수에게든 마음먹은 대로 던질 수 있는 스트라이크가 최고의 무기다. 공의 위력이나 종류의 다양함보다는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직구에 속도와 힘까지 붙는다면 더욱 위력적일 것이다.
과연 올해 박찬호가 컨트롤할 수 있는 컷패스트볼로 노익장을 떨칠까. 그에게 컷패스트볼을 전수한 리베라는 지난해 만 41세의 나이에도 64경기 1승2패44세이브 평균자책점 1.91로 변함없는 위력을 떨쳤다. 올해로 만 39세 박찬호는 리베라에 비해 아직 창창한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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