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FA 제도, 전체적으로 연구·검토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04 06: 47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일 'FA 미아' 투수 최영필(38)을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했다. 한화 구단이 최영필에 대한 보상권리를 일체 포기하겠다는 공문을 KBO에 보냈고, KBO도 이를 승인해 최영필을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했다.
KBO가 최영필 문제를 빠르게 승인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오래 전부터 해왔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FA 제도 전체를 놓고도 여전히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 사상 첫 보상권리 포기 승인 배경은

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구단의 선수 보상 권리 포기에 대해 규정상 별도로 제한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 보상 권리 포기는 처음있는 일"이라며 "구단의 배려가 있었고, 선수의 새로운 길을 터주는 차원이기 때문에 법률상으로나 규약상으로 위반될 부분이 없다. 사전에 이야기가 나온 만큼 충분히 고민했고, 승인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영필은 2010시즌을 마친 뒤 FA를 신청했으나 한화를 포함한 어느 구단과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보상 규정에 발목이 잡혀 이적이 쉽지 않았다. 그렇게 지난 1년을 멕시코와 일본 독립리그에서 힘겹게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보상규정 해제는 3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다행히 한화가 그에 대한 보상 권리를 일체 포기하며 국내 복귀의 문이 열렸다.
최초의 사례이기 때문에 향후 이 같은 케이스가 재발할 경우에 대한 방지도 필요하다. 정금조 팀장은 "규약상으로 구단이 선수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것을 제한하는 건 어렵다"며 "결국 이를 악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데 현실적으로 구단에서 손해를 보고 시작하는 것이라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이다. 이번 최영필 문제도 선수 배려의 측면이 크다"고 했다.
▲ FA 제도 전체적으로 연구·검토
최영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FA 보상 제도에 있다. 연봉과 성적에 관계없이 보상 제도는 모든 선수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만약 FA 차등 보상제가 있다면 최영필 문제는 애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인 건 KBO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제도 개정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이다.
최영필 뿐만 아니라 보상선수 임훈의 리턴픽 사례에서 나타났듯 FA 제도는 아직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다. 정금조 팀장은 "벌써 FA 제도가 도입된지 10년이 넘었다. 프로야구도 30년이 된 만큼 취득 기한, 보상 제도, 보상일자 중복 등에 대한 문제까지 전체적으로 큰 틀에서 손 봐야 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999시즌 종료 뒤 처음으로 도입된 프로야구 FA 제도는 그동안 수차례 작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스타급 선수들만이 누리는 특권으로 보통 선수들에게는 불리한 제도로 남아있다. 정 팀장은 "현실적으로 지금 제도가 맞는지, 애로사항은 없는지 포괄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겨울 FA 시장은 사상 최대의 이동으로 큰 화제를 일으켰다. 그러나 이면에는 최영필 문제와 임훈 리턴픽 사건이 있었다. KBO도 문제를 인식하고 제도 개선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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