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프로야구판 위대한 도전이 시작된다.
야구는 확률 게임이다. 쌓이고 쌓인 데이터가 중요한 순간 벤치의 판단을 좌우하는 근거가 된다. 확률 높은 쪽이 승률이 높은 건 당연하다. 그러나 야구는 도전이다. 낮은 확률에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위대한 일이다. 2012시즌 프로야구에도 위대한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
▲ 삼성, 24.1%의 확률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고 한다. 프로야구도 다르지 않았다. 우승 수성에 성공한 팀은 1987~1989년 해태, 1997년 해태, 2004년 현대, 2006년 삼성, 2008년 SK까지 7차례밖에 없었다. 확률로 치면 24.1%에 불과하다. 지난해 최초로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를 제패한 삼성은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보유했다. 여기에 이승엽이라는 '국민타자'가 돌아왔다. 더 강한 전력으로 우승 수성이란 24.1%의 확률에 도전한다. 물론 최강 전력의 팀이기에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 윤석민, 13.8%의 확률
MVP는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상이다. 한국프로야구 투타의 대기록을 쌓은 송진우와 양준혁도 MVP는 받지 못했다. MVP 자리를 지키는 것은 경쟁자의 규모를 감안하면 우승보다 어려운 일이다. 확률이 증명한다. 역대 MVP 수성은 1990년 선동렬과 1992년 장종훈 그리고 2002~2003년 이승엽까지 모두 4차례로 확률상 13.8%에 불과하다. 지난해 MVP 윤석민은 과연 올해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마운드의 라이벌 류현진과 김광현 그리고 해외에서 돌아온 이승엽과 김태균이 경쟁자다.
▲ LG, 0.09765625%의 확률
LG의 마지막 가을잔치는 2002년이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9년 연속 가을잔치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장기간 포스트시즌 진출 탈락 기록. 만약 올해도 LG가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한국프로야구는 8개팀이 포스트시즌 진출 4개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확률상 50%. 동전의 앞뒷면이 나오는 확률과 같다. LG가 올해도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지 못한다면 확률은 0.9765625%가 된다. 어쩌면 가을잔치에 나가지 못하는 게 기적일지도 모른다.

▲ SK, 0.0244%의 확률
1986~1989년 해태는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4연패팀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1990년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게 덜미를 잡히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SK는 2009년 사상 두 번째 3연패에 실패했지만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프로야구 최초의 기록이다. 올해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도전한다. 확률상으로 LG가 10년 연속 가을잔치에 오르지 못하는 것보다 낮다. 0.0244%. 기적을 만드는 팀 SK는 올해도 기적을 만들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 롯데, 무한소수의 확률
롯데 장병수 대표이사는 "20년간 우승하지 못하면 프로구단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했다. 롯데의 마지막 우승은 1992년. 그해 데뷔한 서태지는 올해로 데뷔 20주년이 되며 그 사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4번 바뀌었다. 올해도 우승하지 못하면 롯데는 20년 연속 우승하지 못하는 팀이 된다. 물론 한국프로야구 최장 기간 우승 실패다. 확률상으로도 롯데의 20년 연속 우승 실패는 무한소수로 단순 계산이 되지 않는다. 2012년 롯데가 과연 무리수를 깰 수 있을까. 어느 쪽으로든 기적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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