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최대한 천천히 하는 중이다."
올해 SK 와이번스 마무리로 낙점을 받은 엄정욱(31)이 순조로운 재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엄정욱은 3일 "재활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최대한 천천히 늦춘 상태"라면서 "느낌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8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엄정욱이다. 재활기간을 4개월로 예상한 만큼 벌써 2개월이 지난 상태. 당시 "수술만 5번이나 했고 뼛조각만 두 번째다.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며 여유를 보인 엄정욱이었다.
엄정욱은 스스로 장담한 것처럼 현재 쉐도우 피칭에 이어 넷 스루를 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곧 볼을 던질 수 있는 기본적인 몸과 밸런스를 갖췄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는 8일 재활조에 포함돼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로 먼저 출발하는 만큼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쉐도우 피칭을 하면 수술 부위에 약간 통증이 느껴지지만 이건 원래 그 전에도 그랬던 거라 신경쓰지 않는다"는 엄정욱은 "대신 넷 스루를 비롯해 다른 동작을 할 때는 통증이 전혀 없다"며 "전체적으로 수술이 잘된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엄정욱은 "따뜻한 곳으로 가면 좀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원래는 수술 후 한달이면 볼을 잡아도 되는데 일부러 더 한달을 늦춰 잡았다. 여유있게 가기 위해서다. 이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집중해서 재활할 것"이라고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012년은 엄정욱에게 있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엄정욱은 "(이)승호가 롯데로 가면서 이제 남은 원년 멤버가 3명으로 줄었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실제 쌍방울에 지명됐다가 SK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했던 SK 원년 멤버는 이제 엄정욱을 비롯해 조동화, 신승현 뿐이다. 작년 이승호가 롯데와 FA 계약을 맺었고 선배 김원형 역시 은퇴를 했다.
엄정욱은 사실상 올해 보직이 정해진 상태. 이만수 SK 감독은 "아무래도 엄정욱이 뒷문을 맡아줘야 한다. 그래야 정우람과 함께 마운드가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지난 2009년 긴 재활 후 3년만에 마운드에 올라 재기 가능성을 보여준 엄정욱은 2010년 4승(3패), 2011시즌에는 3승2패 6세이브 2.1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마무리 투수 후보가 됐다.
이에 엄정욱은 "주어진 보직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 마무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최대한 완벽하게 몸을 만들어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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