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오는 15일 약속의 땅인 일본 오키나와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투수들과 포수들은 사이판에서 1차 훈련을 마친 뒤 2월 3일 오키나와로 합류하지만 사실상 의미에는 큰 차이가 없다.
LG는 3월 10일까지 총 55박 56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총 18차례 연습경기를 갖는다. 스프링캠프 동안 실전 감각 회복과 전략 확인에 연습경기는 필수요소다. 그러나 LG의 경우 이번 캠프에서 일본프로야구 팀들과 무려 11차례나 대결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LG는 오키나와에서 일본야구 자매구단인 주니치 드래건스 외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한국구단과 스케줄이었다.

그렇다면 이번 캠프에서 왜 일본팀들과 일정을 많이 잡은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김기태(42) 신임 감독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2009년 요미우리 육성군 감독을 맡았다. 2010시즌에는 요미우리 하라 감독의 요청으로 1군 정식 코치까지도 가능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LG의 제의를 받고 2군 감독으로 부임하며 요미우리 코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렇지만 일본에 있으면서 요미우리 뿐만 아니라 타팀 관계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덕분에 훈련 일정을 잡는데 유리함이 있었다.
요미우리와 연습경기의 경우 김기태 감독이 지난해 10월 LG 정식 감독으로 부임 후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하기 전 도쿄에 들러 하라 감독과 만났다. 그 자리에서 하라 감독으로부터 축하를 받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까지도 잡게 됐다.
LG는 2월 11일 주니치를 시작으로 13일 요코하마, 14일 니혼햄, 16일 야쿠르트, 18일 주니치, 19일 야쿠르트, 22일 요미우리, 23일 주니치가 잡혀있다.
여기에 LG는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3일 동안은 고치로 건너가 오릭스, 세이부, 지바 롯데와 차례대로 맞대결을 펼친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이대호와 맞대결도 기대된다.
그러나 LG가 일본팀들과 연습경기를 하는 것보다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한 사항이다.

LG는 지난해 2월 17일 주니치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당시 6-2로 크게 앞서다 7회 5실점하며 역전을 당했다 7-7 동점을 만들며 무승부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보듯이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시작 후 한달 정도 지난 시점부터 연습경기를 갖는다. 실전 경기를 통해서 자신의 경쟁을 증명하는 것 뿐 아니라 팀워크까지도 쌓게 된다.
주니치와 연습 경기만 놓고 봐도 큰 점수차로 앞서다 역전을 허용한 뒤에 다시 정규이닝 마지막 이닝에서 동점을 만들어냈다는 점은 시즌 중에 닥칠 상황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이 2011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챔피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완파하고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선 만큼 이제는 일본야구도 한국야구에 대해서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야구를 바라보는 시선도 이제는 평행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연습 경기라고 생각하며 대충하는 것이 아니라 최상의 경기력을 통해서 일본 팀들을 상대로 승리라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 언론도 한국대 일본 경기에 대해서는 단순한 연습 경기 이상의 관심을 갖고 취재한다. 일본 야구팬들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아 관전한다.
LG는 올 시즌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오키나와에서 지옥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단순히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이 곁든 시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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