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냐 국민 우익수냐?
LG 트윈스가 5일 오전 시무식을 통해 2012시즌 주장을 선출한다. 주장 후보로는 '적토마' 이병규(38)와 '국민 우익수' 이진영(32)이 나섰다.
LG는 지난 2010시즌부터 2년 동안 박용택(33)이 주장 완장을 찼다. 박용택은 두 시즌 동안 성실히 자신의 임무를 맡으며 선수단을 위해 희생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선수단과 충분한 소통으로 마음으로 함께 했다. 선수단을 성실히 이끈 만큼 올해는 새로운 인물에게 주장을 맡기자는 의견이 나왔다.

일단 선거 방식이 매우 파격적이다. 새롭게 취임한 김기태(43) 감독은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가 투표를 하는 참여선거를 통해 주장을 선출할 것을 제안했고, 선수들과 구단 모두 받아들여 성사됐다.
주장 후보는 두 명으로 압축됐다.
기호 1번은 '적토마' 이병규다. 이병규는 지난 1997년 LG에 입단 후 올해로 16년째를 맡는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던 지난 2007년부터 2009년을 제외해도 LG에서 가장 오랫동안 생활을 했다.
물론 40세를 넘긴 최동수가 최고령이지만 이병규는 사실상 팀 내 정신적 지주다. 일본 복귀 첫 해인 2010시즌에는 2할9푼의 타율에 9홈런에 그쳤지만 지난해 127경기에 출장 3할3푼8리의 타율에 16홈런 75타점을 올리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모든 면에서 주장으로서 손색이 없다.
이병규 역시 "2004년에 주장을 했는데, 그 때는 어르신들이 너무 많았다. 완전 힘들었다"라며 웃음을 보인 뒤 "아무래도 당시에는 보조 역할만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 주장이 되면 고참으로서 신경도 더 많이 써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기호 2번은 '국민 우익수' 이진영이다. 이진영은 지난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한 뒤 SK 와이번스를 거쳐 지난 2009시즌부터 LG맨이 됐다.
이진영은 이적 첫 해인 2009년에는 120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에 14홈런 69타점으로 제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경기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하며 97경기에 출장 2할7푼6리의 타율에 2홈런 37타점으로 부진했다.
올해로 LG에서 4년째를 맞는 이진영은 장난도 잘 치고 선수단 내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청해 어린 선수단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아무래도 40세를 바라본 이병규보다 편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진영은 주장에 대한 큰 욕심이 없다. 사퇴는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기호 1번 이병규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이)병규 선배가 우리 팀의 최고참으로서 선수단을 잘 이끌어줬다"면서 "나 역시도 주장 후보이기는 하지만 병규 선배가 주장을 하면 80클럽이 뒤에서 후배들까지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장 선거를 하루 앞둔 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기태 감독은 "내일(5일) 큰 선거가 열린다"면서 "선수단을 포함한 프런트까지 모두 참여해 주장을 선출할 것"이라며 흥미로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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