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듯하다".
서울 SK 문경은 감독대행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고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악재가 끊이지 않은 탓이다. SK는 지난 4일 부산 KT와 원정 경기서 53-80으로 대패했다. 53득점은 올 시즌 SK의 최소 득점이었고, 27점차 패배 또한 최다점수차 패배였다. 문 감독대행도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듯하다"며 고뇌를 드러냈다.
SK는 최근 13경기에서 2승 11패에 그치고 있다. 그 중에는 올 시즌 팀 최다 9연패도 포함돼 있다. 힘겹게 9연패를 끊고 2승 2패로 반타작하고 있지만, 6위 경쟁에서 자칫 미끄러질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6위 울산 모비스(15승 18패)와 2.5경기 차이며 7위 창원 LG(14승 20패)에도 1경기 뒤져 있다.

다행히 SK에는 반전 카드가 있다. 바로 김민수와 알렉산더 존슨이다. 그러나 두 선수의 부상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게 SK의 고민이다. 김민수와 존슨 모두 SK의 약점인 골밑을 지켜야 할 포스트맨들이라는 점에서 복귀가 시급하다. 골밑이 버티지 못하니 외곽도 침묵이다.
김민수는 지난해 11월 오른손 엄지 부상으로 고생하더니 최근 왼쪽 종아리를 다쳤다. 문경은 대행은 "민수는 유독 팀이 잘 나가거나 본인이 정점에 있을 때 다친다"며 아쉬워했다. 김민수가 손가락을 다친 지난해 11월 18일 안양 KGC전까지 7경기에서 SK는 5승 2패로 순항 중이었다. 종아리 부상을 당한 지난달 29일 고양 오리온스전까지는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활약할 때였다. 그러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보다 더 시급한 건 '더블더블 머신' 존슨이다. 존슨은 지난해 12월 4일 KGC전에서 왼쪽 무릎 부상 당하기 전까지 21경기 연속 더블더블과 함께 평균 27.1점 14.6리바운드로 두 부문 모두 리그 1위에 오를 정도로 독보적인 골밑 파수꾼이었다. SK는 존슨이 부상당한 경기를 시작으로 9연패에 빠지며 2승 11패에 그치고 있다. 대체 선수 아말 맥카스킬이 분전 중이지만, 만 39세의 나이로 공수 양면에서 활약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김민수는 빠르면 오는 8일 전주 KCC전부터 출장이 가능하다. 문경은 대행은 "20분 정도 출전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안 되면 다음주로 미뤄야 한다"며 굳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초 회복까지 5주 진단을 받은 존슨도 복귀가 임박했지만 문 대행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라고 조심스러워했다.
SK는 지난 몇 년 간 에이스 방성윤의 부상 복귀를 서두르다 선수는 몸 상태만 악화되고, 팀은 팀대로 조직력이 흐트러진 뼈아픈 사례가 있다. 하지만 김민수와 존슨이 동시에 빠진 SK의 골밑이 너무 허약하다는 것이 문제다. 하루 빨리 부상 선수들이 복귀해야 할 이유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