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띠 스타' 조성환, "상처 아무는 한 해 되기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1.05 09: 00

"지난해는 좋지 못한 성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게끔 하는 게 목표입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영원한 '캡틴' 조성환(36)은 1976년생 용띠다. 2012년 임진년은 조성환이 지난 1999년 데뷔 이후 프로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용의 해다.
지난해는 조성환에겐 잊고 싶은 한 해였다. 잔부상으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데다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시력 저하에 타격 감각까지 완전히 잃어 버렸다. 결국 조성환은 117경기에서 타율 2할4푼3리 6홈런 36타점이라는 2008년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불운을 탓해야 할까, 조성환은 결국 프로데뷔 후 처음 맞이한 FA 협상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액수에 묵묵히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2012년 조성환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일단 올 시즌이 2년간의 FA 계약 첫 해다. "앞으로 2년 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 야구인생이 길어 질 수도 짧아 질 수도 있다. 기로에 섰다고 생각한다"고 조성환은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 또한 조성환은 1루수 이대호의 일본 진출로 1루 겸업을 앞두고 있다. 동시에 2루수 자리를 놓고 아래서부터 치열하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의 도전을 받아줘야 한다.
조성환에게 '용의 해'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2000년, 2012년, 더 나아가 2024년 용의 해까지 이야기를 들어 봤다.
▲ 2000년, 야구선수 조성환을 있게 한 용의 해
2000년은 조성환에겐 프로 2년차였다. 당시 기억을 묻자 조성환은 "그때 5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양대리그를 할 때여서 삼성과 준플레이오프를 하게 돼 경기에 나갔는데 대주자로 뛴 기억이 있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당시 나는 거의 1.5군도 안 됐다. 거의 2군에 있었다"면서 "2001년 부터 1군에 많이 뛰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출장 시간이 조금씩 늘어갔다"고 설명했다. 조성환은 2000년 57경기 출장으로 백업 멤버였지만 2001년 88경기, 2002년 104경기 등 출장 시간을 늘려갔다.
조성환은 당시에 대해 "그때는 선배들 야구하는 것만 지켜봤다. 선배들 야구 하는 것만 봐도 눈이 휘둥그레 했다. 덕아웃에 앉아서 선배들 하는 것 보기 바빴다"고 말했다.
지금은 조성환이 2루수지만 그때는 정해진 포지션이 따로 없었다. 조성환은 "그때는 전담 2루수가 아니라 올라운드였다. 빵구나면 메우는 선수"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포지션이 따로 없었다. 유격수, 2루수, 3루수도 봤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포지션 선배든 다 절 잘 챙겨 주셨다"고 떠올렸다.
"2루에 가면 박정태 선배님, 3루는 공필성 선배님, 유격수는 (김)민재형이 있어서 다 잘 챙겨 줬다"는 조성환은 "한 포지션 보다 여러 포지션 갖고있는 게 연습량이 더 많은 것이다. 그때 당시는 그런 역할을 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연습량이 많았다. 그게 지금까지 선수생활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 2012년, '명예회복' 노리는 용의 해
올 시즌 목표를 물어보니 "명예 회복"을 말했다. 조성환은 "작년 제게 실망하신 분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저도 제 자신에게 실망 했다"면서 "제 자신을 채찍질해서 작년 부진을 만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런 각오로 전지훈련을 떠난다"고 이를 앙다물었다.
젊은 선수와의 경쟁도 각오하고 있다. 그는 "2루가 제 자리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젊은 선수와의 경쟁구도는 결국 작년 부진으로 내가 만든 것"이라면서 "젊은 선수와 경쟁해서 살아남는 게 최고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2루에서 경쟁력을 잃어서 1루로 가는 건 감독님이나 저나 모두 원치 않는다. 내 스스로 좋은 모습을 보여서 팀에 도움이 돼야 1루 포지션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성환은 지난해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대호, (장)원준이가 빠졌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기존 선수에 전력 보강도 됐고 용병도 마무리 됐다. 며칠 후(7일 시무식) 모이는데 뭔가 한 번 제대로 뭉쳐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해 보겠다"면서 "우승을 이야기하기 보다 모든 이들이 염원하는 성적을 내겠다. 그 과정에서 내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조성환은 따로 목표를 정해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매년 따로 목표를 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몸관리를 잘 해서 조금이라도 덜 안 좋은 소리를 듣게끔 화이팅 넘치는 플레이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그는 "조성환 다운 야구를 하겠다. 눈빛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팬들로부터 '조성환 다운 야구가 다시 시작됐구나'라고 느끼게 해 드릴 것이다. 그런 쪽으로 포커스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조성환에게 12년 뒤, 2024년 용의 해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냐는 물음을 던졌다. "하하, 그때 까지는 아직 생각을 안 해 봤네요. 그래도 그때 무엇을 하던지 간에 2024년 롯데 자이언츠가 꼭 우승했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그는 뼛속까지 '롯데맨'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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