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신인왕 욕심은 있지요. 그러나 제가 그렇게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생애 단 한 번뿐인 타이틀보다 팀이 우선이었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오사자’ 오세근(25. 안양 KGC 인삼공사)이 대학 동기 김선형(서울 SK), 장신 포워드 최진수(고양 오리온스)가 추격 중인 신인왕 레이스에 대해 자평했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2011~2012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GC 유니폼을 입은 오세근은 경기 당 16.1득점 8.3리바운드 1.4어시스트(5일 현재)를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다. 지난 3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던 팀은 시즌 전적 25승 9패(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지난 2002~2003시즌 TG 삼보(원주 동부의 전신)의 4번 자리를 단숨에 꿰차며 팀 우승까지 이끌었던 대학 선배 김주성(33)과도 비교되는 오세근의 활약이다. 현재 오세근은 KBL이 발표한 공헌도 지표에서 총 1059.47점을 획득하며 국내 선수 1위, 전체 선수 5위에 해당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진수(772.74점), 김선형(762.79점)과는 300점 가까운 엄청난 격차다.
그러나 오세근은 시종일관 겸손했다. “아직 수비 면에서 배워야 할 점이 많다”라며 첫 시즌 소감을 이야기 한 오세근은 최진수-김선형과 경쟁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둘 다 잘하고 있는데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신인왕 레이스에서 제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요. 단 한 번뿐인 기회인데”.
가드인 김선형과 센터-파워포워드를 오가는 오세근은 포지션이 다르기 때문에 경기서 매치업되는 순간은 스위치 되지 않는 한 별로 없다. 그러나 오세근은 최진수와 맞대결서 블록슛 당하거나 파울이 선언됐을 때 격앙되는 기색을 언뜻언뜻 비치곤 한다. 구단 관계자는 “오리온스와 경기서 최진수와 매치업 되었을 때 호수비가 반칙으로 이어지자 세근이가 굉장히 흥분하더라”라며 오세근의 대단한 승부욕을 증언했다.
“신인왕 타이틀보다 팀 성적이 먼저입니다. 팀이 3년 간 하위권에 있었던 만큼 팀 성적을 먼저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저도 잘하고 팀도 많이 이기는 것. 남은 시즌 동안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중앙대 무적함대 시절 중심 선수였던 만큼 오세근에게 우승은 익숙한 단어다. 반면 소속팀은 전신 SBS-KT&G 시절부터 단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오세근에게 신인왕 타이틀보다 더 간절한 것은 바로 ‘챔피언팀의 주전 선수’라는 수식어다.
“분명 올 시즌은 제게도 팀에도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그동안 이겨야 했던 몇 경기를 패하기는 했지만 팀 내 모든 사람들이 우승을 위해 더욱 노력 중이거든요. 아직 경험하지 못했지만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와는 또 다를 테니까요. 이미지 트레이닝 등을 하면서 그 순간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꼭 우승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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