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개 숙인 MVP' 박상오 기 살리기 한창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06 07: 00

"상오가 와야 하는데…".
지난 4일 서울 SK전에서 올 시즌 개인 최다 20점을 폭발시킨 부산 KT 조동현은 수훈선수로 선정돼 인터뷰실을 찾았다. 그의 첫 마디는 "(박)상오가 와야 하는데…"였다. 이날 박상오는 24분39초를 뛰며 5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1블록슛을 기록했다. KT 주장인 조동현은 "상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 항상 상오를 격려하고 있다"고 했다.
박상오(31·196cm)는 지난 시즌 프로농구 MVP였다. 54경기 모두 출장해 평균 14.9점 5.1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내외곽을 넘나들며 팀을 이끌었다. 기록 이상의 가치를 드러내며 KT를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당당히 MVP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2경기에서 평균 9.4점 3.6리바운드. 특히 야투성공률이 지난 시즌 55.0%에서 올 시즌 40.5%로 크게 떨어졌다. 3점슛 성공률도 40.0%에서 24.%까지 떨어졌다. 확률 높은 공격을 자랑하던 박상오의 모습이 아니다.
지난 시즌 박상오를 MVP로 키워낸 전창진 감독의 진단은 그의 소심한 성격이다. 전 감독은 "덩치는 산만한데 너무 소심하다. 평소 성격은 안 그런데 운동하는 건 소심하다. 첫 슛에 민감하다"며 자신감있게 플레이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워했다.
수비에 대한 부담도 한 요인. 전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송영진의 부상으로 박상오가 4번을 맡아 수비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3번 수비에 어려움이 있다. 3번 수비는 발도 빠르고, 센스도 있어야 한다. 비시즌에 훈련을 잘했는데 시즌 들어온 뒤 잘 안 된다. 수비가 안 되는 게 공격에서도 영향을 미쳐 슛 성공률이 떨어지고 턴오버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결국 자신감이다. 전 감독은 "상오에게 항상 자신감 있게 하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주위에서도 박상오에게 격려와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5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기록 상으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던 4일 SK전이 끝난 뒤에도 전 감독은 "수비와 어시스트가 좋았다. 전체적인 코트 밸런스가 괜찮았다"고 칭찬했다.
다만 자신있게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했다. 완전한 오픈 찬스에서 슛을 주저한 모습에 전 감독도 "찬스에서 머뭇거리는 게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전 감독은 "자기보다 좋은 찬스를 만들어 주려는 의도도 있다. 다운된 상태에서 한 경기가 아니다"며 박상오 기살리기도 잊지 않았다.
박상오는 MVP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는 선수다. 그가 본래 모습을 찾아야 진짜 강한 KT가 된다. 전 감독과 팀원들의 격려 속에 박상오가 MVP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