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해보셔도 괜찮을 듯 합니다".
SK에서 새출발하는 전천후 투수 최영필(38)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바로 아들과 '최초의 부자 선수'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동안 멕시코와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며 한국프로야구 복귀를 꿈꾼 것도 아직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아들과 부자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부자 선수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켄 그리피 시니어·주니어 부자는 1989~1990년 시애틀에서 함께 선수로 활약한 바 있다. 1990년 8월31일에는 부자가 나란히 홈런을 터뜨리는 진기록도 만들었다. 최영필이 꿈꾸는 부자 선수도 바로 동시대에 선수로 함께 뛰는 것이다.

한국프로야구에도 부자 야구인이 꽤 된다. 김진영-김경기, 김성근-김정준, 김호인-김용우, 윤동균-윤준호, 정인교-정의윤, 유승안-유원상, 박종훈·박윤 등이 있다. 상대팀 감독과 선수로 맞대결한 부자도 김진영-김경기, 김성근-김정준, 박종훈-박윤 부자가 있지만 동시대에 선수로 뛴 부자 야구인은 없다.
최영필의 아들 종현군은 올해 공주중을 졸업하고 제물포고에 진학한다. 아버지와 같은 우완 투수로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아들이 충남 공주중에서 인천에 위치한 제물포고로 진학했는데 아버지조 뒤따라 인천 연고의 SK에 새둥지를 틀었다. 최영필은 "어떻게 하다 보니 딱 그렇게 됐다"며 웃어보였다.
최영필-최종현 부자가 함께 선수로 뛸 날은 빠르면 2015년이다. 그때까지 최영필이 선수생활을 이어가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2015년이면 최영필의 나이 만 41세가 된다. 지금부터 최소 4년이라는 시간을 더 뛰어야 한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최영필은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며 부자 선수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최영필은 "SK와 계약하고 아들을 잠깐 만났다. 같은 인천이지 않은가"라며 "아들은 내색을 잘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기분은 좋았을 것이다. 그동안 아버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 돼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최영필은 "아들에게 좋은 투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일단 올해 인천에서 좋은 투구로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게 최영필의 우선 목표다. 목표가 하나씩 달성되고 초과되면 언젠가 부자 선수의 꿈도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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