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
한화 강동우(38)는 지난해 연봉 1억5000만원에서 33.3% 오른 2억원에 2012년 연봉 도장을 찍었다. 팀 내 야수 고과 1위를 차지하고도 고과가 낮은 선수들과 같은 5000만원 인상폭에 도장을 찍었다. 그는 계약에 대해 "시원섭섭하다. 고과 1위에 대한 대우가 없다는 부분은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가 연봉 협상을 길게 끌지 않고 도장을 찍은 건 올 시즌 준비 때문이다. 그는 "내가 계약을 하는 바람에 다른 후배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이다. 나로서는 어쩔 수 없다. 하루빨리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팀 내 야수 최고참인 강동우로서는 철저한 준비만이 살아남는 길이다.

강동우는 지난해 팀내 고과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133경기 전경기에 나와 타율 2할8푼8리 149안타 13홈런 51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1번타자임에도 불구하고 홈런 뿐만 아니라 중요한 순간 결정타를 터뜨리는 영양가 만점 활약으로 한화의 탈꼴찌를 이끌었다.
강동우는 "부상이 없다는 게 가장 컸다. 지난해는 캠프 때부터 부상없이 잘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올해도 마찬가지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팀 모든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 캠프에서도 밤새도록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무조건 부상을 조심하는 게 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화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의 강도를 크게 높일 계획이다. 시즌 초반부터 승부를 보기 위해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리기로 했다. 강동우가 아쉬움 속에서도 미련없이 연봉 도장을 찍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올해 캠프에서 훈련량을 많이 늘린다고 한다. 부상을 당하지 않으려면 미리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이글스의 1번타자'로 공격의 선봉에 서게 될 강동우이지만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그는 "욕심을 가지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 그렇다고 목표의식 없이 훈련하면 안 된다. 올해도 부상 없이 전경기에 출장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지난해 최고령 전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강동우는 올해 2년 연속 전경기 출장을 향해 뛴다.
강동우는 요즘도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그는 "젊을 때 베테랑 선배들이 왜 저렇게 관리를 하나 싶었는데 이제 내가 그 위치가 되니 자동으로 그렇게 된다. 관리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며 "나이는 먹었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도 리그 최고령 1번타자로 노익장을 떨칠 각오가 되어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