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중첩 우려에도 오장훈 영입한 이유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1.07 10: 00

단순히 뎁스만 따져보면 포지션 중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고전했던 만큼 그에 대한 보험을 들어둔 셈. 두산 베어스가 오른손 1루수 오장훈(28)을 2차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한 이유다.
두산은 지난해 11월 22일 보호선수 40인 외 선수들의 분배 드래프트에서 롯데 출신 오장훈과 한화 출신 김강(상무), SK 출신 투수 오성민을 차례로 지명했다. 2008년 롯데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던 오장훈은 롯데 2군서 장타력으로 주목을 받던 타자였다.
홍익대 시절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전력의 오장훈은 일발장타력을 지니고 있으나 수비 활용도 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어 1군에서 맹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오장훈의 통산 1군 성적은 지난 2009년 3경기서 6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오른손 대타 요원 보강을 위해 오장훈을 선택한 두산. 그러나 현재 가용 인원으로 봤을 때 겹치는 선수가 많은 편이다.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고전했던 최준석이 올 시즌 다시 맹활약에 재도전하고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윤석민도 오른손 거포 유망주다. 1루로 보면 국해성, 신고선수 이정민, 신인 유민상 등이 올 시즌 1군 합류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오장훈까지 가세한 셈이다.
꽤 겹친 선수가 많은 편이지만 김진욱 신임감독은 지난해 야수들의 부상으로 고전했던 것을 기억했다. 일단 외야진에서 이종욱, 임재철, 이성열이 잇달아 부상당했던 때를 떠올린 김 감독은 “퓨처스 부분을 단순히 2군으로 치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선수들의 포지션이 중첩된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임재철이 부상당하고 이종욱이 왼손 엄지 타박상으로 빠진 데 이어 이성열도 허벅지 부상으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당시 김경문 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이 출장 선수들을 결정하는 데 혼란스러워 하더라”.
오장훈이 가세한 1루 뿐만이 아니라 외야진에서도 2년차 정진호, 신인 이규환, 신동규 등이 전지훈련에서 1군 외야 교체요원 자리를 놓고 경쟁할 예정이다. 특히 김 감독은 퓨처스 부문을 ‘언제든지 1군으로 올라올 수 있는 선수들이 모인 곳’으로 규정하고 있다.
“1군 26인 엔트리를 주전과 백업으로 구분짓지 않겠다. 충분히 1군 경기에 나서서 중요한 순간 승패를 뒤바꿔 놓을 수 있는 선수들로 만들고자 한다. 송재박 2군 감독과도 활발히 소통하며 즉각적으로 1군에 올릴 수 있는 선수들을 찾아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
결국 ‘무한 경쟁’을 바탕으로 양과 질을 모두 갖춘 선수층을 만들고 싶다는 뜻이다. 오장훈의 두산행은 2012시즌 두산 내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한 하나의 복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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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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