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온 느낌이 든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가 한화맨으로서 공식 첫 발걸음을 뗐다. 박찬호는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구단시무식에 참석해 한화 선수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30여개 이상 되는 언론사들이 운집해 박찬호의 새 출발에 대해 폭발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방송 촬영 카메라만 16대. 한대화 감독은 "취재진이 이렇게 많이 온 건 처음 본다"고 할 정도였다.
한화 유니폼과 점퍼를 입고 가장 늦게 그라운드에 나타난 박찬호는 한화 선수단의 일원으로 구단 행사를 모두 소화했다. 이어 미디어 인터뷰와 포토타임을 가졌다. 박찬호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취재에 친절하게 응했다. 박찬호도 "월드시리즈, 올스타전 그리고 미국에 처음 진출할 때 이후 가장 많은 취재진이 온 것 같다. 텍사스에 입단할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스스로도 놀라워했다.

박찬호는 "고교 시절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대전구장에 왔다"고 말했다. 박찬호가 대전구장을 찾은 건 정확히 21년 만이다. 공주고 3학년 졸업반 시절이던 1991년 빙그레가 박찬호를 대전구장으로 초대한 게 마지막 방문이었다. 당시 빙그레는 박찬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그를 대전구장으로 불렀다.
박찬호는 "빙그레에서 나를 데려가기 위해 경기장에 데려왔다. 그때 장종훈 코치님이 홈런 35개로 기록을 세우셨을 때였는데 내가 찾아간 그날도 홈런을 치셨다. 덕아웃 뒤에서 장 코치님의 멋진 장면을 본 기억이 난다. 하지만 결국 입단하지 못하고 대학으로 갔다"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고향에 온 느낌이 든다. 어릴적 본 그 유니폼을 막상 입으니 기분이 다르다. 팀의 일원이 됐다는 생각에 기대와 설레임이 크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긴 시간을 외국에서 보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점들도 있을 것이다. 좋은 것이든 불편한 것이든 서로 경험하며 돕고 배우고 싶다. 한화가 강해지고, 특별한 시즌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1973년 충남 공주 태생인 박찬호는 공주중동초-공주중-공주고를 차례로 거쳤다. 한양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4년 1월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진출한 박찬호는 17년을 보낸 뒤 지난해 일본까지 18년간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국내 복귀를 희망했고, 최저연봉 2400만원과 야구발전 기금 6억원에 고향팀 한화와 계약하며 또 한 번 화제를 일으켰다.
이날 시무식을 마친 뒤에도 박찬호는 정민철 투수코치의 지휘아래 간단한 러닝과 스트레칭 그리고 캐치볼로 몸을 풀었다. 박찬호는 7일 곧바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몸 만들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waw@osen.co.kr
대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