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수는 다른 포지션 선수들에 비해 땅에 민감하다. 천연 잔디에서 뛰는 선수들은 쉽지 않은 적응기를 거치게 될 것 같다”.
‘고향만두’ 박진만(36. SK 와이번스)이 석면 검출로 인해 천연잔디 구장의 내야 흙을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데 대한 적응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삼성에서 SK로 이적해 100경기 2할8푼 6홈런 39타점 6도루 11실책을 기록하며 부활 기미를 보인 박진만은 2012시즌 맹활약을 위해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홈 문학구장이 내야 흙을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가운데 박진만은 실내연습장을 찾아 그라운드 위에서 만큼이나 많은 땀을 흘린다.

“올해는 제 자신에게 큰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예전의 안 좋았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될 것인지 아니면 지난 시즌보다 좀 더 노련하고 좋은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릴 것인지 결정지을 수 있는 한 해라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중 잠실, 사직, 문학 등 천연잔디 구장에서 내야 흙으로 사용되는 사문석 파쇄토에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되었다는 발표가 나와 파장이 일기도 했다. 따라서 현재 천연잔디 구장에서는 비시즌 동안 내야를 전면적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과 흙먼지를 직간접적으로 맡게 될 관중들의 건강을 위한 작업이지만 내야수 입장에서는 달라진 내야 흙을 밟으며 적응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특히 문학은 잠실과 함께 불규칙바운드 빈도가 잦아 내야수들이 난감해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또다시 적응하셔야 할 것 같다”라는 말에 박진만은 이렇게 답했다.
“자주 겪는 일이지만 내야수들은 특히 땅에 민감하다. 타구 처리와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결국 적응을 해야 하는 문제인데 시즌 중 장마 기간 등도 거쳐야 하니까. 내야 흙이 어떻게 자리 잡힐 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많은 내야수들이 그에 대해서는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
내야 흙 뿐만 아니라 잔디도 내야 수비에 미치는 변수 중 하나다. 인조 잔디보다 천연 잔디가 선수들이 뛰는 환경에 좋은 것은 지당한 사실. 문학구장은 사직구장과 함께 켄터키블루라는 잔디 품종이 깔려 있는데 이는 추운 겨울에도 푸른색을 잃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는 반면에 고온 다습한 기후에 약하다. 따라서 한여름 우기가 지나가면 듬성듬성 잔디가 죽은 부분을 쉽게 볼 수 있고 땅볼이 잔디가 빈 곳으로 튀어오를 경우 불규칙 바운드 가능성이 크다.
"가끔 문학 잔디에서 갑자기 빨라지는 불규칙바운드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흙도 그렇고 시즌 초반에 내야수들의 애로사항이 제법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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