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시간" 박찬호가 돌아본 일본야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07 09: 56

"여러가지로 일본에서 배우고 느낀 게 많았다".
한화 박찬호(39)에게 2011년 일본프로야구에서 보낸 1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박찬호는 2010년을 끝으로 17년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7경기 1승5패 평균자책점 4.29. 햄스트링 부상 이후에는 더 이상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기록만 보면 '실패'로 규정돼야 할 2011년이다.
하지만 박찬호의 생각은 달랐다. 그에게 일본 진출은 새로운 경험과 도전이었다. 그는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일본을 앞고 싶었다"고 일본행 배경을 설명했다. 결과는 실패였지만 그 속에서 더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 그대로 배움의 시간이 된 것이다.

박찬호는 일본 생활에 대해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1군에서 더 많은 경기에 나와 승리를 해야 했다. (이)승엽이 만큼은 아니라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조금 아쉽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쉽게 겪을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며 성숙해졌다. 앞으로 야구를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2군 선수의 어려운 점을 직접 경험했다.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의 차이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차이가 크더라"며 "1군에서 화려한 생활만 했다면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나 소중함이 덜 했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2군에서 느낀 부분이 많았다"며 절박한 2군 생활의 경험을 떠올렸다.
 
우리나라와 문화가 비슷한 일본에서 미리 경험한 것도 득으로 작용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다.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일본은 여러모로 우리나라와 문화가 비슷했다. 미국이 능력제인 반면 한국·일본은 선후배 관계가 확실하다. 일본에서 미리 경험한 덕분에 한국에서도 습득하고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2군에 있을 때 김상엽 코치께서 굉장히 많이 챙겨줬다. 1군에 있을 때에도 직접 경기를 보고 2군으로 돌아갈 정도로 신경써줬다"며 "2군에서는 훈련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매일 같이 생활했다. 2군에서 정신적으로 어렵지 않게 김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고 고마워했다. 김 코치는 이후 NC 투수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박찬호는 절대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아쉬움은 없다. 오히려 잘 갔다 왔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보낸 1년이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만약 올해 성적이 잘 난다면 일본에서 보낸 1년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덕분일 것이다. 팬 여러분들의 아쉬움도 오래 가시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본에서 보낸 1년. 결과는 좋지 않아도 몸소 배움과 도전을 실천한 박찬호에게는 너무나도 귀중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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