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사죄에도 '분노' 전남, 왜 여전히 갈등?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1.07 09: 55

이천수(31)와 전남 드래곤즈의 갈등이 여전하다.
이천수가 최근 K리그 복귀 의사를 밝힌 뒤 전남 구단과 K리그 팬들에게 사죄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에는 전남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에 실명으로 사죄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전남 측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천수의 사죄를 전혀 받아들일 뜻이 없는 듯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천수에게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이천수가 K리그 복귀를 원하지만 전남은 임의탈퇴 선수 공시 철회를 요청할 의사가 전혀 없어 이천수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여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천수로서는 전남 측이 야속하기만 할 것이다. 하지만 이천수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다는 것이 중론. 그는 K리그를 버리고 떠났다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수원 삼성에 이어 전남 선수단의 분위기를 깨트렸고, 코칭스태프와 불화를 빚는 등 상식을 초월한 행동을 일삼았다. 한두 차례가 아니라 실수가 반복되고 있는 마당에 전남으로서는 눈 감고 용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천수는 최근 광양에 내려가 전남에 사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남 측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구단 사무실에 와서 차 한두 잔 마시고 간 것이 어떻게 사죄의 표시가 되냐는 것. 오히려 최근 계속된 이천수의 사죄 표명이 언론 플레이라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천수는 방법이 잘못됐다.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K리그에 복귀하고 싶다", "전남에 사죄한다"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공식적인 자리를 가지고 전남과 K리그 팬들에게 사죄의 뜻을 건네는 것이 더 중요했다. 일의 순서가 잘못된 것.
태도도 잘못됐다. 이천수는 2009년 전남 입단 당시 임대 기간 중 팀을 떠날 경우 3억 7500만 원의 위약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천수는 계약서의 사인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위약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현재 이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이 진행 중으로 1심에서 재판부는 전남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이천수와 전남 모두 불복, 재판은 2심으로 넘어간 상태다. 그런데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천수가 전남 측에 합의를 요구하며 임의탈퇴 철회를 조건으로 내세웠다는 점이 흥미롭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전남 측이 이천수의 사죄 표시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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