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따뜻한 곳에서 야구할 것 같아요. 거기서 많이 배워야죠".
넥센 히어로즈의 '스마일맨' 허도환(28)이 스프링캠프에 대한 꿈에 부풀어있다.
넥센은 9일 시무식을 갖고 목동구장에서 동계 훈련을 시작한 뒤 15일 애리조나 서프라이즈로 해외 전지 훈련을 떠난다. 가고시마를 거쳐 3월 11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긴 장정이다.

현재도 목동구장을 매일 출퇴근하고 있는 허도환은 "스프링캠프가 엄청 기대된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전지 훈련에 대한 기대에 가득찬 모습이었다. 올해 2년차가 됐지만 2007년 두산 베어스에서 전지 훈련을 다녀온 적이 있는 그다. 갑자기 왜 이렇게 스프링캠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걸까.
허도환은 "간만에 따뜻한 곳에서 야구할 것 같아서 좋다. 지난해 이맘때는 강진에서 엄청 춥게 야구했다"며 몸서리를 쳤다. 넥센의 2군구장이 위치한 강진은 우리나라에서 남쪽 끝에 위치해있지만 추운 날씨와 열악한 주변 환경으로 인해 선수들에게 '강진 유배'로 불린다.
지난해 1월 신고선수로 입단한 허도환은 전지훈련 대신 강진에서 새 시즌을 준비했다. 주전포수 강귀태의 부상으로 1군 기회를 잡은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후반기 주전포수로 경기에 나서 1년만에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 올해 스프링캠프 참가도 그의 '신분 상승'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아직 배울 게 많은 2년차일 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허도환은 "포수는 무엇보다 수비가 중요하다. 포수로서 도루 저지만큼은 잘하고 싶다"며 올해 동계 훈련에서의 목표를 밝혔다. 허도환은 지난해 79경기에 출장해 95번의 도루 시도 중 25개의 도루를 저지, 도루 저지율 2할6푼3리를 기록했다. 참고로 지난해 도루저지율 1위는 4할1푼3리를 기록한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였다.
허도환은 "김동수 (배터리)코치님이 워낙 잘 가르쳐 주신다. 코치님 말만 잘 듣고 잘 따라하면서 안 다치고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도환이 김 코치를 존경하게 된 것은 올해 1군 경험을 하면서다. 그는 "원래도 잘 하신다고 생각했지만 올해 1군을 뛰어보니 코치님은 어떻게 20년을 한결같이 뛰셨을까 싶었다. 그만큼 자기 관리가 엄청 뛰어나신 분"이라며 김 코치에 대한 믿음과 존경을 나타냈다.
"그라운드에서 홀로 반대로 서서 경기장을 다 볼 수 있는" 포수가 멋있다는 허도환. 그는 "투수가 던진 공으로 삼진을 잡을 때, 도루 저지할 때, 홈으로 오는 주자를 블로킹으로 막았을 때" 포수로서의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허도환이 이번 겨울을 통해 더 자부심 넘치는 포수가 될 수 있을까. 벌써 스프링캠프를 기대하고 있는 그의 자세라면 가능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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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