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협상이 하루라도 늦어지면 아예 미국에 안 데려갈 생각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에서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연봉협상이 타결되지 않는 선수는 미국 전지훈련에서 제외시키겠다는 것이다.
넥센은 지난 시즌 후 8일까지 한번도 기존 선수와의 재계약을 발표한 적이 없다. 현재 선수들 중 2군급을 위주로 약 70%와 연봉 협상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고위 관계자는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연봉 협상을 마쳤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자존심을 내세워 쉽게 계약하지 않는 선수들이 있어 전체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봉 협상은 원칙적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에 끝나야 한다. 선수들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팀의 단체 활동에 참가할 수 없다. 하지만 넥센이 올해 1월 15일에 미국 애리조나로 가는 만큼 협상이 장기화되면 그 전에 모두 마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15일까지는 일주일 정도 밖에 여유가 없다.
구단 관계자는 "예전에는 협상이 안돼도, 일단 훈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프링캠프를 같이 가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하루라도 늦으면 미국에 아예 데려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지 훈련에 가서도 협상 문제로 잡음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아예 가지 않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다.
이 관계자는 "며칠 늦게 계약을 한다고 뒤늦게 합류하는 일도 없다. 나중에 일본으로 가는 2차 전지 훈련 때는 참가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에 가는 선수 인원이 더 적기 때문에 미국에 가지 못할 정도의 선수라면 일본에도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넥센은 이번 스토브리그를 앞두고 "팀의 지난해 창단 첫 최하위 추락의 책임을 묻겠다"며 협상 테이블의 찬 바람을 예고했다. 그만큼 수월한 연봉 협상을은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김시진 감독님도 '이번에는 원칙적으로 하라'고 말씀하셨다. 협상을 하지 못하면 스프링캠프를 가지 못하는 원칙을 지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실익이냐. 훈련이냐. 프로의 기본인 연봉과 운동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넥센 선수들과 구단과의 스프링캠프 직전 머리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