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준이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무너진다".
양승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고원준(22, 투수)을 올 시즌 키플레이어로 낙점했다. 그의 어깨에 거인 마운드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는 15승 투수 장원준이 전력에서 이탈한 뒤 송승준과 라이언 사도스키를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 요원이 없다. 그래서 양 감독은 "고원준이 지난해보다 못하면 큰 일 난다"고 했다.
고원준은 지난해 9승 7패 2세이브(평균자책점 4.19)로 선전했다. 거인 군단의 소방수로 낙점된 고원준은 4월 12차례 마운드에 올라 2세이브(평균자책점 1.80)를 거뒀다. 선발진 운용에 빨간 불이 켜진 뒤 그는 보직을 바꿨다. 이후 22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9승 7패(평균자책점 4.55)를 기록했다.

어린 나이에 선발과 마무리를 오간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수확이었다. 붙박이 선발 투수로 뛰었다면 데뷔 첫 두 자릿수 달성은 무난했다. 고원준은 지난해보다 100% 인상된 1억1000만원에 연봉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양 감독은 "9승은 나름대로 잘 해준 것"이라며 "그가 10승을 해준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힘줘 말했다.
고원준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송승준, 김사율 등 투수조 선배들과 함께 사비를 털어 괌에서 담금질에 나섰다. 사이판 1차 전훈 캠프를 앞두고 확실히 몸을 만들고 싶다는게 고원준의 생각. 자신이 흘리는 땀방울에 따라 올 시즌의 성적이 좌우된다는 믿음도 확고했다.
양 감독은 "고원준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노련하다. 완급 조절이 뛰어나다"고 극찬하며 "고원준이 더 커줘야 앞으로 롯데가 좋아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찌감치 키플레이어로 낙점된 고원준이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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