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제대' 우규민의 소박한 꿈은?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2.01.08 13: 46

꿈이 있는 자는 행복하다. 당장의 어려움이 자신에게 닥쳐와도, 아무리 힘든 일이 밀려와도 이겨내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그 기회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참고 인내한다.
지난 5일 오전 10시 LG 트윈스는 신년하례식을 통해 2012시즌을 시작했다. 오전에 행사를 마치자 선수들은 각자 스케줄에 맞춰 운동을 한 뒤 귀가했다. 그런데 오후 3시가 넘어서도 '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이가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계속해서 역기를 들었다. 러닝 머신도 뛰었다. 이마에서는 땀이 뚝뚝 떨어졌다.
2년 동안의 군복무를 마치고 늠름한 모습으로 돌아온 우규민(27)이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다 집에 갔는데 왜 혼자 훈련하느냐"는 질문에 우규민은 "오전에 운동을 충분히 못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그의 가슴 속에도 소박한 꿈이 있었다.
지난 2003년 LG에 입단한 우규민은 2004년부터 1군 무대에 섰다. 특히 2007년에는 팀 내 주전 마무리 투수로 낙점되면서 62경기에 등판해 5승6패 30세이브를 거뒀다. 통산 232경기 출장 267⅓이닝을 던져 64세이브나 거뒀다.
일단 그의 통산 성적만 놓고 보면 당연히 마무리 투수로 복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찰청에서 2년 동안 선발로 뛰었기 때문에 올 시즌 그의 보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LG는 현재 마무리 투수도 공석이고, 5인 선발 로테이션도 확정되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도 "아직 마운드 운영에 대해 구체적인 틀을 잡지 못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구위를 살펴본 뒤 선수들의 보직을 최종 결정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경찰청에서 2년 동안 선발로 뛰었더니 프로에서 6년 동안 던진 것과 비슷한 이닝이더라고요"라고 말한 우규민은 "보직은 어디든 상관없어요. 팀에서 맡겨만 주시면 어디든 좋습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36세이브만 더 거두면 100세이브더라고요"라고 말해 내심 마무리투수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물론 우규민은 64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블론 세이브도 많이 기록했다. 이 때문에 소방수로 불리는 마무리투수가 불을 지른다고 해서 '불규민'이라는 썩 기분 내키지 않은 별명이 생겼다.
"저도 잘 알아요"라고 말한 우규민은 "제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거니깐요.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며 애써 웃었다.
어떻게 보면 2년 전 마무리만 가능했던 우규민은 이제는 선발도 가능해 다양한 기회를 갖고 있다. 남은 것은 얼마만큼 몸을 잘 만들어 코칭 스태프 앞에서 자신의 구위를 뿌리느냐다.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잘 준비하고 있어요"라고 말한 우규민은 "팀에 보탬이 되는 거라면 뭐든지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또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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